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
중국 청나라 때 일이었다.
그때 조정에는 학식에 백지인 한 무지한 자가 고관대직 치정관계를 통하여 나라의 최고 시험관으로 임명되었다.
하여, 그는 직책상 매번 과거장을 최종적으로 검사하게 되었는데 기실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무엇을 하겠는가!
허나 궁리에 궁리를 거듭하던 그는 묘한 계책 하나를 생각해 냈다.
《그렇지, 초시관이 있어 먼저 과거시험 답장의 우열을 따져 중시관에게 바칠 것이요, 또 중시관이 있어 처음 올라온 답장에서도 가장 우수한 것을 골라내여 나에게 보낼 것이라, 그러니 보나마나 그것들은 모두 훌륭한 답장들이 아니겠는가! 그런즉 마지막 등급이야 아무렇게나 매긴들 무슨 관계가 있으랴!》
하여, 그는 시험지를 돌돌 만 다음 큰 참대통 안에 넣고 한참동안 흔들다가 쏟아내군 했는데, 처음 나온 것을 일등 장원으로 뽑고, 그 다음 나온 것은 삼등 장원으로 우열을 정했다.
그러니, 과연 그 처사가 시간을 《절약》해 좋고 《대공무사》해 좋으니 실로 일거량득이 아니겠는가!
허지만, 이런 처사는 숱한 웃음거리를 빚어 내였으니 이로하여 통치배들의 무능과 과거의 허위성이 적나나 들어났다.
이로부터 항간에서는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 《잘해도 그만, 못해도 그만》이란 속담이 류행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