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오늘날 한국경제의 현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도경제성장의 역사적 배경이었던 광복 직후 한국의 경제적 조건과 분단 및 6·25전쟁으로 인한 경제혼란, 그리고 전후 경제의 재건과정에 대한 검토가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나서 경제성장과정 및 그 역사적 귀결로서 1980년대는 고도경제성장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으로 물가안정에 최대 역점을 두고 이를 어느 정도 달성하였으나, 1980년대 말부터 대외적인 환경변화와 오랜 정경유착에서 오는 부정적인 요인이 노정되면서 새로운 전환기를 맞게 되었다. 따라서 1990년대는 이러한 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한 단계 높은 경제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1. 시기별 변천과정〔광복 이후 1961년에 이르는 기간〕
1945년 8·15광복 직후 한국경제는 국토분단·생산위축·통화남발 등으로 물가폭등과 함께 경제질서가 극도로 혼란하였다. 이에 미군정은 미국점령지구제기금(GARIOA) 원조를 통하여 물자부족에 대처하고 민생안정을 기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미군정은 반도에 대한 무지와 반도의 정치적·군사적 문제에 우선적인 관심을 두었기 때문에, 당시 경제혼란을 근본적으로 수습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면서, 자유시장경제체제를 국민경제 건설의 이념적 좌표로 설정하고, 경제안정과 산업재건을 위한 정책을 추진해 나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1949년에는 귀속재산 불하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하였고, 같은 해 농지개혁이 단행되었다. 그 사이 미국의 경제원조도 구호적인 성격에서 경제부흥을 위한 원조로 성격이 바뀌었다.
그러나 1950년 6·25전쟁 발발로 산업시설이 파괴되고 물가가 폭등하였으며, 농지개혁도 기대한 효과를 보지 못하였다. 휴전이 되자 한미간에 전후 부흥사업추진을 위한 계획서가 발표되고, 이에 대한 기본원칙이 협약되었다.
1954년 5월에는 유엔한국부흥위원회(UNKRA)와 협약이 조인되어 유엔한국부흥위원회 원조를 뒷받침으로 한 경제부흥사업이 본격화되고, 미국 국제협력처(ICA)의 원조, 미국 공법(P.L.) 480에 의한 잉여농산물 도입 등에 의해 원조액도 급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