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새해를 앞둔 어느 날, 하남성 출신인 위 모씨가 차를 타고 흑룡강성 할빈에서 야부리스키관광리조트로 향했다.
도중에 하얀 눈송이가 새겨진 안내판이 그의 눈길을 끌었다. 이윽고 도로는 빨강, 노랑, 파랑, 초록색의 알록달록한 도로로 변했다. 이후 귀에 익은 피아노 선률이 차 내부로 들려왔다. 일행들은 "도로에서도 노래가 나올 줄은 생각도 못 했다"며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흑룡강성 야설(야부리-설향)도로에 깔린 '음악 도로'./신화통신
'야설(야부리-설향)도로'로 불리는 이 도로는 G333번 국도의 일부로 흑룡강성 상지(尚志)시, 오상(五常)시, 목단강 해림(牡丹江海林)시 등지에 깔려 있다. 야부리스키관광리조트와 '중국설향(雪乡)' 관광지를 거쳐 흑룡강성의 겨울철 필수 관광코스인 '할빈-야부리-설향'을 련결한다.
이 같은 '음악 도로'의 원리에 대해 흑룡강성 교통 당국은 선정된 노래의 멜로디에 따라 간격을 만들어 음파의 지속적인 변화를 실현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LP음반의 제작 과정과 류사하다면서 도로 로면에 홈을 파고 눈에 띄는 색상과 로고를 칠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고 부연했다.
관계자는 "자동차가 시속 50~60㎞ 사이로 달릴 때 타이어와 로면의 마찰이 공명하면서 아름다운 음악이 탄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흑룡강성 야설도로에 깔린 '음악 도로'를 드론으로 담았다. /신화통신
한 달여 뒤면 '제9회 동계 아시안게임'이 할빈에서 열린다. 도심에서 약 200㎞ 떨어진 야부리 스키관광리조트는 설상 종목이 열리는 곳이다. 현지에서는 국내외 선수와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해 벌써부터 열기가 넘친다.
보도에 따르면 야설도로는 전 구간에 걸쳐 총 4개의 '음악 도로'를 설계했다. 앞서 언급한 도로를 제외하고 야부리 스키관광리조트에서 출발해 간선 진입 후 526㎞ 구간에는 제9회 동계 아시안게임의 주제가인 '얼빈의 눈(爾濱的雪)'이, 할빈 시내로 향하는 530㎞ 구간에는 '흑룡강에서 너를 기다린다(我在黑龍江等你)'는 노래가 채택됐다. 또한 중국설향 관광지에서 야부리 스키관광리조트로 향하는 482㎞ 구간에서는 중국에서 대중적인 곡인 '평안을 빕니다(祝你平安)'가 나온다.
흑룡강성 야설도로에 깔린 '음악 도로'를 드론으로 담았다. /신화통신
이처럼 '음악 도로'는 손님 맞이에 열정적인 중국 동북인의 성격을 대변하고 있으며 쌓인 '얼음과 눈'은 대회를 앞둔 지역 내 열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해 11월 17일 개장 이후 지금까지 중국설향 관광지는 루적 60만7천 명(연인원, 이하 동일)에 달하는 관광객을 유치했다. 2025년 새해 첫날에만 야부리 스키관광리조트는 1만3천500명이 찾았고, 2024년 한 해에는 117만6천 명 이상이 방문했다.
출처:신화통신
편집: 전영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