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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칼럼] "선입견 앞에서 무력해지는 것들"
//hljxinwen.dbw.cn  2019-10-08 15:00:00
 
 

        작성자: 신문봉

  (흑룡강신문=서울) 누구나 선입견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을 것이다. 본인이 선입견을 갖고 있어도 스스로 감지하지 못할 수 있고 설령 인지를 했어도 그것이 정확하다고 믿는 경향이 강하다. 선입견이 마음에서 뿌리 깊게 내리면 그것은 하나의 강력한 구심력처럼 주변의 사실 정보들을 선입견에 맞게 끌어오거나 굴절시키게 된다.

  사람은 자기의 선입견에 유리한 사실에 대해선 너그럽게 수용하면서 불리한 사실에 대해서는 무시하거나 의심하려 든다. 때론 동일한 사실을 놓고도 긍정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은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반면 부정적인 선입견을 지닌 사람은 부정적으로 풀이한다. 심지어 자기의 편견을 수호하기 위해선 정보에 대한 왜곡을 마다하지 않는다. 인지 신경과학자 탈리.샤롯(Tali Sharot)의 저서(『최강의 영향력』, 2019)에 따르면 선입견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해석하는 경향을 “확증 편향”이라고 한다.

  일상 속의 우리는 알게 모르게 이런 유형의 사고에 익숙해져 있다. 그리고 정보가 많이 축적될수록 우리는 자신의 신념을 더욱 확신하며 변화를 거부한다. 눈여겨 볼 사실은 인지 능력이 뛰어날수록 합리화 능력도 강하기에 정보를 제멋대로 해석하거나 창의적으로 왜곡하는 경향이 더욱 강하다는 점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부족함과 틀렸음을 인정하기 싫어한다. 뛰어난 지력은 부족함을 찾아내기보다 부족함을 합리화하는 데 사용할 때가 많다. 그런 까닭에 가령 상반된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끼리 “대화”를 시켜보아도 결국 서로의 삐딱한 시선은 교정되기는 커녕 도리어 대립이 더욱 첨예해지는 경우가 많다.

  현실적인 사례로 배준환•이춘호의 논문 (“한국 인터넷 뉴스 댓글에 나타나는 재한 조선족 이미지 고찰”) 의 통계자료를 잠깐 빌려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영화 <청년경찰 , 2017> 상영 후 약 6개월간 조중동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3대 언론사의 조선족 관련 뉴스 11 편을 찾아내어 댓글 6,099건을 모아 통계 분석하였다. 기사 내용은 대부분 재한 조선족들의 입장과 영화의 왜곡에 대한 주장을 사실적으로 보도한 것이다. 연구자는 이 많은 댓글 중 공감/비공감 100건 이상의 댓글을 다시 추려내어 23개의 감정 키워드를 추출해냈는데 여기서 필자가 주목한 것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 감정 키워드가 “기사불신”이었다. 해당 댓글의 공감수는 13,262건으로 감정 키워드23 개 중 3위를 기록하였다. 여기서 유난히 눈에 띄는 점은 1~3위의 댓글 공감수가 압도적으로 많아 만 건 이상을 넘었다는 것이다. 기사불신이라고 하는 뉴스 내용은 대체로 조선족 집거지역이 알려진 바와 달리 깨끗하고 안전하다는 것이었는데 네티즌들은 상당한 불신감을 보여줬고 심지어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까지 공격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하나의 사실을 제시하여도 네티즌들은 기존의 선입견과 위배되면 아예 뉴스의 신빙성을 의심하거나 의문점을 찾고자 하며 심지어 기자를 공격한다는 것이다. 결국 사실적 뉴스라 해도 기존 선입견을 변화하는 데에는 비교적 비효율적이었다.

  두 번째는 “싫어”라는 감정 키워드였다. 이는 순위로만 볼 때 23개 중 18위(공감수 593건)에 머물렀지만 필자가 주목한 것은 “싫음”에 특별한 이유가 없다는 점이다. 이것은 혐오에 대한 직접적인 표출이며 가장 안타깝게 여기는 부분이다. 왜냐하면 이유가 없이 “싫다”는 것은 뒤집어 말하면 어떠한 사실적 이유를 제시해도 “싫어”란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의미를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비록 많은 공감수를 얻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일부 네티즌들이 꾸준히 조선족들을 위해 객관적으로 증언해주고 공정하게 평가하려고 노력해준다는 것이다.

  팩트(사실)가 무효하다는 얘기가 절대 아니다. 사실은 여전히 유효하며 팩트 제시는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단지 선입견이라는 견고한 보루 앞에서 팩트의 효과가 때론 비효율적인 부분도 있음을 필자는 시사하고 싶었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사유의 전환이 필요함을 주문하고자 한다. 만약 사실로써 선입견을 바꾸는 것이 “머리에서 마음으로의”, 사유방향이라면 역으로 “마음에서 머리에로”의 사유 방향을 가져 봄이 어떨까 싶다. 다시 말해 “마음”에 주목하길 요청한다. 선입견은 머리보다 마음에 뿌리를 두었다. 그리고 마음적 동기가 종종 머리의 추론 능력을 오염시킨다. 그렇다면 사실적 추론을 비껴 나가 마음에 직접 새로운 이미지를 주입하는 것도 참조할 만한 대안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제기해본다.

  현재 재한조선족사회는 이미지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괄목한 성과도 거두었고 그것이 수치적으로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이런 변화된 사실을 적극 알려야 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필자가 근래 주목한 것은 개인 인터넷 방송이었다. 일부 조선족 유튜브들은 영상에서 편견을 바로 잡기 위한 논설보다 단순히 여행하는 모습, 가족과 함께 드라이브하는 모습, 유학 생활을 비롯해 기타 치며 노래하는 모습 등 소소한 일상들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어떤 취지에서 방송을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현실적으로 기존의 편견과 직접 대결하기보다 그들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안내해주고 있다. 달리 말해서 이해를 얻어내기보다 호감을 이끌어내고 있었다. 사람은 호감형 인간에게 호의적인 생각을 하 듯이 때로는 정확한 설득보다 따뜻한 감동이 유효할 때가 있지 않을까. 물론 이것이 반드시 효과적일 거란 보장은 없다. 하지만 팩트 제시를 꾸준히 함과 동시에 이런 부분도 함께 결부한다면 선입견 극복에 더욱 도움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음이 열리면 귀도 열린다. 정보의 전달만큼 중요한 게 온도의 전열이 아닐까.

  <참고자료> 탈리 샤롯(Tali Sharot) 지음, 안진환 옮김,『최강의 영향력』, 한국경제신문출판사. 2019 배준환•이춘호. “한국 인터넷 뉴스 댓글에 나타나는 재한 조선족 이미지 고찰”, 『국제문화연구』 30, 2018, pp.85~108

신문봉 약력:

연길출생, 현재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현대시 전공으로 박사과정 밟고 있음.

‘장백산’, ‘민족문학’ 등 문학지에 현대시 다수 발표 .

  

<대림칼럼>은 동북아신문과 흑룡강신문의 공동주최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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