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얼빈시 조선족제1중학교 유학부 유용철 (오른쪽 두 번째)주임이 한국인 유학생들의 공부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정봉길 기자
(흑룡강신문=하얼빈) 정봉길 이흔 기자=헤이룽장성 하얼빈시 조선족제1중학교에 한국인 유학생들이 갈수록 늘어나 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학교는 2004년 9월 유학생부를 설립한 가운데 중국어반을 개설해 한국인 유학생들에게 중국어 수업을 시작했다. 유학부는 중국어를 빨리 배우고 수학, 영어를 강화하려는 유학생과 학부모들의 요구에 수응해 설립되었다. 초기에는 6명으로 시작했지만, 유학생이 갈수록 불어나 현재는 무려 61명 한국인 유학생이 이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다.
최근 이 학교 10명 한국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8명 학생이 중국어를 제대로 배우기 위해 중국에 조기유학을 왔다고 밝혔다.
이 학교 고1에 다니는 박민수 학생은 "한국에서 학습성적이 그닥 좋은 편이 아니다"면서 "중국어 한 가지만 열심히 잘 배워 앞으로 중국에서 취업하고 싶어서 왔다"고 중국에 유학을 온 목적을 밝혔다.
무엇 때문에 하얼빈을 유학지로 선택했는가 하는 질문에 9명 학생이 "하얼빈의 중국어가 표준이어서"라고 대답했다.
이 학교 고3에 다니는 김유리 학생은 하얼빈을 유학지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하얼빈이라는 곳을 처음에는 몰랐다. 나중에 알고 보니 표준어를 쓰는 지역이었다"면서 "특히 하얼빈이 한국의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가 일본의 침략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격사한 유서깊은 곳이라는 것을 알고 더욱 마음이 끌리게 되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인 학생들이 조기유학생활에서 부딪친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10명 학생중 7명 학생이 "기숙사 시설도 좋고 같은 민족이어서 스트레스를 적게 받지만 그래도 늘 한국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이 그립다"고 답했으며, 3명(30%)의 학생들은 "양국 문화적 차이로 중국인들과의 소통이 힘들다"고 밝혔다.
이 학교 중3에 다니는 박경수 학생은 "유학생활 중 한국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이 보고 싶어서 견디기 어려웠다"면서 "중국의 음식문화에 적응되지 않아 힘들었다"고 밝혔다.
향후 전공 선택과 관련, 10명 학생중 4명 학생이 경영학과, 정신치료학과, 신문방송학과, 중국어 교사를 선택했고 나머지 6명은 아직 미정이라고 대답했다.
향후 취업 방향에 대해서는 10명 학생중 5명 학생이 "한국에 돌아가 취업하겠다"고 답했다. 그 이유는 "자기가 한국인이기 때문", "한국에서 중국어를 활용하고 싶다"였다.
반면 3명 학생은 "중국에서 취업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학교 고3에 다니는 송재호 학생은 "중국은 시장이 엄청 큰 가운데 아직 발전하지 못한 지역이 많은데 이런 곳에서 발전하고 싶다"고 실토정했다.
이 학교 유용철(劉龍哲) 유학부 주임에 따르면 이 학교 유학생부에서는 "모든 것은 오로지 학생의 미래를 위해"라는 운영 이념아래 학력 교육과 고등학교 단계 교육을 기본으로, 학생들의 성적에 따라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면서 중국문화를 빠르게 익히도록 했다.
특히 수업방식에서 학생들의 중국어 수준에 따라 5개 등급으로 학급을 나누어 강의하고 있으며, 공부 방식은 유학부에서와 중국인 학생 학급에 편입하는 두가지 방식을 취하고 있다. 또 학생들에게 배움의 시간을 넉넉히 잡아주기 위해 통학생은 하루 수업시간을 11교시, 기숙생은 2교시 밤 자습을 곁들이었다.
이 학교에서는 지금까지 100명 정도 한국 유학생을 졸업시켰다. 이중 80명 졸업생들이 중국 대학에 입학는데 우도형 등 20여명 졸업생이 베이징대, 칭화대, 저장대, 푸단대 등 명문대에 입학했다. 졸업생 중 2007년도 졸업생 신연아 학생은 중국인민대학 장학생으로 입학, 졸업 후 중국삼성에 취직해 활약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중순 고3 졸업생 송재호, 원희진, 이소윤 등 3명 학생이 모두 베이징대에 입학해 캠퍼스를 들썽케 했다.
또한 현재 재학 중인 학생 중 HSK 5급을 따낸 학생이 20여명, 6급을 따낸 학생이 10여명 된다.
한국 유학생에 대한 평가와 관련, 유용철 주임은 "80%이상의 학생들은 공부를 열심히 잘한다. 한국 학생들은 중국 학생들보다 예절이 아주 바르다"면서 "그러나 학생들이 나이가 어리고 문화적 차이가 커 관리하기 힘들다. 특히 중국어 배우기와 중국 환경에 적응하기 힘드니깐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고 귀국하는 학생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유학부 향후 운영 계획과 관련해 유용철 주임은 "중국어 수업을 틀어쥐는 한편 수학과, 영어 수업을 강화하겠다"면서 학기 초부터 우수 유학생들을 상대로 수학,영어만 중국반에서 들을 수 있도록 특별한 배려도 해주고 있다. 또 영향력이 있는 학부모 대표 4명 선정해 학생들에게 중국 체류 경험 관련 특강을 한 달에 두 번씩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zhengfengji1962@163.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