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스물한 살의 나이에 무거운 유학의 짐을 들고 부모님의 품을 떠나 낯선 한국에 왔다. 떠나올 때 부모님의 뒷모습을 보면서 내 눈에는 눈물이 가득했다. 부모님과의 이별도 슬펐지만, 새로운 환경에 대한 기대보다 미래생활에 대한 걱정이 더 앞섰다. 예전처럼 부모님의 보호 없이 스스로를 의지해야 한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대학 기숙사에 짐을 풀고 3개월의 한국생활이 지난 후부터 조금씩 독립적이고 스스로를 잘 보살피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몸소 실천으로 한국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학교 식당에서 아르바이트(打工)를 시작하며 실생활을 통해 한국말을 습득할 수 있었다. 언어는 하루아침에 익숙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와 실생활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내 생각이 맞았다.
한국 속담 중 '가까운 이웃이 먼 친척보다 낫다'는 말처럼 가족들을 떠나 있는 유학생들은 친구가 제일 중요하다. 혼자서 밖에 있을 때는 친구가 곧 제일 가까운 가족인 것이다. 한국 학생들과 같이 전공 수업을 들을 때는 한국의 교육방식이 중국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강의 내용을 이해할 수 없을 때 정말 힘이 들고 짜증이 났지만 같은 학과 선후배들, 그리고 옆에서 격려해주던 친구들의 진심어린 도움으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
한국에 있는 동안 뜻깊은 시간들이 참으로 많았다. 2박3일간의 학술답사를 통해 서울의 번화가인 명동과 국립역사박물관을 방문하기도 하였다. 또한, 천년고도인 경주의 불국사와 국립경주박물관, 곳곳에 불상과 탑이 있는 남산 등을 경유하는 한국문화탐방을 통해 수많은 문화유산과 유적지들을 둘러보며 한국의 문화를 배우는 아주 유익한 시간들을 보냈다. 추석 명절 때는 유학생 친구들과 송편을 만들며 명절의 유래에 대해 배우기도 했고, 유학생 페스티벌을 통해 각 나라의 다양한 전통과 문화, 음식들을 이해하고 맛보는 즐거운 시간도 있었다.
나는 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하고 아름다운 시간을 한국에서 보내고 있다. 나와 같은 또래의 젊은이들은 황금기의 나이에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과 이를 통해 느끼는 고생을 통해 인생의 진정함을 배운다고 생각한다. 우리 나이에 이런 것들을 놓치고 시간을 허비해 버린다면 부모님에게나 자신 스스로에게도 부끄러울 뿐만 아니라, 자신의 청춘을 낭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으로 유학을 떠나기 전, 나 스스로에게 다짐했던 결심들이 결코 헛되지 않은 자랑스러운 보람으로 남게 하기 위해 열심히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남은 날들을 많은 추억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조우신
한국 목원대 국어국문학과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