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한국 우리은행 직불카드를 소지한 한국인 관광객들은 중국에서 중국은행 현금입출금기(ATM)를 이용해 현금을 인출할 수 있게 된다.
또 중국은행의 직불카드를 소지한 중국인 관광객들은 한국내 모든 우리은행 ATM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의 우리은행과 중국의 중국은행은 최근 제휴를 맺고 중국은행 직불카드로 한국 내 우리은행 ATM에서, 우리은행 직불카드로 중국 내 중국은행 ATM에서 각각 현금 인출을 할 수 있도록 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은행은 현재 중국에 총 1만1058개 지점을, 우리은행은 국내에 949개의 지점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중국은행 직불카드를 예로 들자면 중국은행에 계좌가 있는 고객이 중국에선 위안화로, 한국에선 원화로 인출할 수 있게 된다.
두 은행은 곧 양해각서(MOU)를 맺고 상반기에 양국에서 현금 인출이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지난달 한국 내 직불카드 발급을 선언하며 리테일시장 본격 공략을 예고했던 중국은행이 우리은행을 파트너 삼아 영업활동을 시작한 셈이다.
이에 따라 연간 200만명 넘게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과 한국 내 중국 유학생들의 우리은행 이용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한국인들은 주로 신용카드를 많이 쓰기 때문에 중국으로 여행을 가서 중국은행의 ATM을 사용하는 일이 많지 않지만 중국 관광객이나 유학생들은 현금을 많이 사용해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며 "중국인들의 한국 내 경제활동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같은 두 은행의 제휴 소식으로 다른 중국 은행과 국내 은행의 합종연횡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9일 세계 자산 순위 18위 중국농업은행이 서울지점을 공식 오픈하면서 현재 국내에는 중국은행, 공상은행, 건설은행, 교통은행, 농업은행 등 중국의 5대 메이저 은행이 모두 진출한 상태다. 이들은 이미 국내에 지점을 1~4개씩 두고 주요 도시에서 영업하고 있다.
한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중국계 은행들은 그동안 최대 무역국인 중국과의 교역에서 발생하는 기업 금융 업무에 중점을 둬 왔으나 최근 한국 내 동포들의 경제활동이 늘고 관광객도 급증하면서 리테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중국 은행들의 활동이 상당한 영향을 줄 날이 곧 올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