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미국에서 시작된 도요타 리콜 사태가 유럽·중국 등지로 일파만파 퍼져나가면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품질을 자랑해온 일본의 기술력 품질 에 대한 신뢰가 연일 계속되는 악재로 흔들리고 있다.
중국 합작법인이 RAV4의 리콜을 신청한데 이어 프랑스 자동차 그룹인 PSA푸조 시트로앵이 도요타자동차와 합작 생산한 9만여대의 차량에 대해 리콜조치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31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PSA가 리콜하는 대상은 유럽에 판매된 푸조107과 시트로엥 C1모델 차량 10만대 미만으로 추정된다.
이들 차량은 체코에 있는 도요타 합작공장에서 도요타 아이고 모델과 함께 생산된 것이다.
또 중국에서도 약 7만5000대에 대한 리콜을 중국 당국에 신고했다. 중국합작법인이 신고한 리콜 대상 차량들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중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됐으며 결함 부품을 납품한 미 부품사 CTS의 중국 공장에서 만든 제품들을 사용해 왔다.
미국내 리콜사태에 따른 판매중단으로 도요타의 영업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일본 제조업의 자존심으로 '도요타'를 추앙하던 일본도 충격에 빠졌다. 각 언론들은 이번 사태에 대한 분석과 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일본의 자동차 업계는 가격 경쟁력 강화를 위한 원가 절감의 일환으로 부품 공통화와 현지화 실현이 판매 증가로 이어져 도요타를 세계 1위의 자동차 업체로 올려놓는데는 성공했지만, 이는 결국 제품 결함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일본차가 예상외로 궁지에 몰렸다며 일본이 내세우던 '품질·안전'에서 문제가 드러나면서 도요타는 물론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 신문도 도요타 자동차에 대한 신뢰가 기초부터 흔들리고 있다며 문제의 페달을 미국 부품업체로부터 조달받았지만, 도요타 품질관리 체제의 허술함이 없었는지는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문제의 배경에 같은 원인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글로벌 기업으로 급속히 성장한 뒤 자신의 문제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한 채 '대마불사'라는 믿음에 우쭐댔다는 것이다. 거기에 일본만큼 좋은 품질의 제품을 더 싸게 생산할 수 있는 한국, 중국 등 아시아 경쟁국들의 대두까지 겹쳐 문제가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물론 일본이 이런 문제들로 그냥 주저앉지는 않으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도요타의 결함은 미국 기업의 부품을 사용한 해외 모델에서만 일어났을 뿐 일본 부품을 쓴 일본 내 모델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일본의 기술과 품질에 대한 신뢰는 여전히 굳기만 하다.
하지만 일본 기업들이 도요타와 JAL 등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재빨리 보완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전세계 소비자들이 '㈜일본'의 제품에 등을 돌리는 사태가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고 연합뉴스는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