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중국은 10월1일 건국 60주년 기념 국경절을 맞아 베이징 도심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열어 중화부흥의 위용을 전 세계에 과시한다.
가오젠궈(高建國) 중국 국경절 열병연합지휘부판공실 부주임 겸 대변인은 23일 이번 열병식은 중국의 경제발전과 기술개발 수준을 드러내고 민족 자존심을 고무하기 위해 거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10월1일 도보부대는 물론 탱크와 전차, 대포, 미사일, 전투기, 폭격기,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대대적인 축하 퍼레이드를 펼친다.
톈안먼(天安門)광장 사열대에서는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최고위 지도부가 총출동하며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열병식과 사열식이 끝난 뒤 국경절 경축 연설을 할 예정이다.
베이징 시민들은 열병식이 끝난 뒤 국민 대행진 행사를 벌이며 저녁에는 톈안먼광장에서 장이머우(張藝謨) 총감독의 지휘 아래 5만7천여명의 출연진이 벌이는 각종 공연과 불꽃놀이 등을 즐길 예정이다.
◇ 열병식에 인민해방군 8천명 참여 = 10월1일 거행될 열병식에서 베이징 도심을 동서로 관통하는 창안제(長安街)를 통과해 톈안먼광장에 집결하는 인민해방군 병력은 모두 8천여명이다.
이는 지난 1999년 건국 50주년 기념 국경절 열병식 당시 1만1천명이 참여한 것과 비교하면 3천여명이나 줄어든 것이다. 중국은 10년마다 한번씩 국경절 기념 열병식을 거행한다.
가오 대변인은 "올해 열병식에는 육군이나 도보 행진에 참여하는 병력의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면서 "그러나 장비부대 등의 참여는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는 군사 장비의 과학기술성을 전 세계에 과시하는 것은 물론 21세기 정보전 대비 태세를 집중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이번 열병식에는 500여대의 차량과 150여대의 비행기가 동원된다.
가오 대변인은 "열병식과 분열식에는 모두 66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열병식에 참여하는 병력들은 모두 80년대, 90년대 이후에 태어난 중국의 신세대들이다.
이번 열병식에는 모두 56개 부대들이 참여한다. 중국의 56개 소수민족을 상징하기 위한 것이다. 56개 부대는 도보부대 14개, 장비부대 30개, 공중편대 12개 등으로 구성된다.
가장 먼저 3군 의장대를 필두로 14개 도보부대가 열병식 행군에 나선다.
또 장비부대는 모두 30개 부대이며 1개 부대당 2대의 지휘 차량을 앞세우고 탱크와 전차, 대포, 미사일 등을 4개 차량씩 4개 종대로 행군하게 된다.
공중편대는 톈안먼광장 상공에서 화려한 에어쇼를 연출한다. 조기경보기와 공중급유기, 무인정찰기, 전투기, 헬리콥터 등이 사다리꼴로 대오를 이뤄 12개 편대가 공중 열병식에 참여한다.
열병식에 참여하는 군인들은 육해공군과 제2포병, 무경부대 및 민병예비역부대 소속으로 베이징군구와 지난(濟南)군구, 난징(南京)군구, 광저우(廣州)군구 등에서 차출됐다.
후진타오 주석은 톈안먼광장에서 열리는 분열식에서 300만위안(5억4천만원)짜리 중국산 최고급 승용차인 홍치(紅旗)를 타고 도열한 군 부대를 사열한다.
홍치는 중국 이치(一汽)자동차그룹이 4년의 개발과정을 거쳐 내놓은 승용차로 수공예술품이 부착된 길이 6m의 12밸브 6천cc급 승용차로 9월부터 본격 시판된다.
◇ 최첨단무기 공개 = 이번 열병식에는 최첨담 핵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비롯한 각종 신형무기들이 처음으로 선보인다.
가오 대변인은 "이번 열병식에 조기경보기를 비롯한 52개 종류의 무기들이 선보인다"면서 "이들 무기의 90%는 처음으로 공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10년 전인 건국 50주년 기념 열병식 당시 신형 전투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공개했다.
세계 군사전문가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은 중국의 신형 핵미사일이다. 외신들은 이번 열병식에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쥐랑(巨浪) 2호'와 제2세대 핵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둥펑(東風)-41'이 선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쥐랑 2호는 사거리가 8천㎞로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다. 또 둥펑-41은 사거리 1만4천㎞의 대륙간탄도미사일로 길이 17.5m, 둘레 2.2m, 무게 20t에 300만t급 핵탄두 1개나 30만t급 핵탄두 6개를 탑재할 수 있다.
팡펑후이(房峰輝) 국경절 열병식 총지휘관은 이밖에 "이번 열병식에는 조기경보기, 공중급유기, 최첨단 레이더, 무인정찰기, 인민해방군 위성통신장치 등이 공개된다"고 말했다. 중국은 자체 개발한 차세대 전투기인 젠(殲)10과 젠11, 신형 탱크 등도 공개할 예정이다.
◇ 국경절 베이징 전역 철통보안 = 중국은 국경절 열병식 도중 분리독립운동 세력이나 반체제 운동가들의 기습 테러 가능성 등에 대비해 철통 보안태세에 들어갔다.
베이징 시내 곳곳에는 폭발물 탐지견을 앞세운 특수경찰들이 검문을 벌이고 무장경찰들이 순찰을 하는가 하면 보안원과 시민 자원봉사자 50만여명이 가두 순시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베이징과 인근 6개 성 기차역과 버스 터미널 등에서 경찰과 무장경찰들이 야간 합동 순찰에 들어갔다.
또 베이징 외곽지역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베이징으로 진입하는 외지인들의 신원 검사를 강화하는 등 테러나 대형 사건사고와 같은 불상사가 일어날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고 있다.
위생부는 열병식 참가자들 사이에서 인플루엔자 A[H1N1](신종플루)가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열병식 참가자들에 대해 신종플루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한편 베이징시 정부는 열병식이 거행되는 10월1일 전국 각지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들 것이라며 베이징 시민들에게 자가용 운행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또 오는 30일과 10월1일 이틀간 톈안먼(天安門)광장과 쯔진청(紫金城) 2개 관광지를 폐쇄하는 한편 주변 도로 모두를 봉쇄하고 차량 출입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베이징 서우두(首都)국제공항에서는 10월1일 열병식이 거행되는 시간을 전후해 3시간 동안 항공기 이착륙을 금지하기로 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