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중국의 '실크로드' 연장의 꿈이 금융위기 발발로 타격을 입었다고 미국 선데이포스트지가 19일 전했다.
1990년대 구 소련연맹이 붕괴하면서 중국은 자연스레 ‘비단길’의 연장을 꿈꿨고 ‘실크로드'를 통해 석유와 천연가스를 획득하면서 서쪽으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고자 2004년에 상하이와 중앙아시아 서부를 잇는 도로를 개통했다.
중국은 서부의 훠얼궈스(霍尔果斯)를 제 2의 선전(深圳)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2006년까지 4년 동안 훠얼궈스를 경유하여 교역한 무역액을 두 배 이상으로 증가시켰고 2007년과 2008년 초에는 무역 교류가 더욱 활발했다.
그러나 금융위기 발발 후 상황은 완전히 역전됐다. 훠얼궈스를 제 2의 선전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은 물거품으로 돌아가고 중국은 이 새로운 경제특구에 흥미를 갖는 투자자를 더 이상 찾을 수 없게 됐다.
사실상 중국 이외에 여타 중앙아시아 국가들 역시 유사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중앙아시아 최대의 시장임을 자랑하던 키르기즈스탄 오쉬(Osh)의 시장에서 금융위기 이후 무역 거래량이 줄어들고 실업자가 증가하고 종족 간 관계에도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고, 키르기즈스탄은 자국의 상인을 보호하고자 중국 상인에게 영업 승인 비용을 두 배로 징수했다. 신장(新疆) 위구르 출신의 한 상인은 “지난해 4500파운드를 벌었는데 올해는 그 절반만 벌어도 행운인 셈이다. 대부분의 중국인들이 이미 시장을 떠났고 물건을 사는 사람들도 줄었다”라고 하소연했다.
한편 경제위기로 인한 고통은 정치적 우려로 이어졌다. 카자흐스탄의 한 정치학자는 “현재와 같이 어려운 상황에서 점점 더 많은 중앙아시아의 국가들이 러시아와 중국에 의존해야 할 것이다. 이들 국가의 정부는 러시아와 중국의 안정을 추구하고 금융 지원을 해야 한다. 위기는 단지 위기일 뿐 장기적으로는 중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산 신발을 살 수 없으니 할 수 없이 중국산을 사야 하는 것과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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