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기업인들의 유창한 일본어실력 등이 우세
엔화 강세, 일본바이어들의 꾸준한 협력정신도 한몫
(흑룡강신문=하얼빈) 박영만 기자 = 글로벌 금융위기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중국 연해지역 조선족기업들이 일본을 상대로 거래를 해오면서 불황의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나가고 있다.
청도 교주시에 위치한 청도뿌라이스방직회사는 2002년도에 2000만원을 투자하여 설립한 조선족기업이다. 이 회사 박성진 사장에 따르면 회사는 설립초기에 한국에서 오는 주문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금융위기로 한국업체들의 경기상황이 악화되면서 주문량이 줄어들기 시작, 특히 한화가치 급락으로 한국으로의 제품수출이 적자를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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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교주시에 투자한 청도지홍복장의 백희란 사장(왼쪽 두번째)이 청도조선족기
업협회 방문객들에게 일본으로 수출할 제품을 소개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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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 회사에서는 다년간 일본업체들과 인적, 물적 교류를 꾸준히 해왔던 터라, 이번 금융위기로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일본으로부터의 주문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 현재 청도뿌라이스방직회사 주문량의 90%가 일본회사로부터 온다면서 박 사장은 일본 업체와의 거래가 탄탄해 현재 생산규모를 100%로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청도 교남시에 위치한 청도창미달기전유한회사(사장 김창호)도 2004년도에 창업해서부터 일본과의 거래를 위주로 해왔기에 이번 금융위기를 잘 넘기고 있다. 회사는 2008년도 매출액이 2800만 달러에 달했던 굴지의 기업이다. 일본에 게임기 리모콘을 주로 수출하는 플라스틱 수출형 회사는 금융위기 초 생산량이 50%로 급감했으나 현재 일본으로의 지속적인 수출에 힘입어 동시기의 70-80%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청도 청양구에 투자한 경성금형유한회사 또한 개업초기부터 최고의 품질로 금형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재 일본의 삼미전기 등 7개 일본 및 일본 내 중국기업에 납품하고 있는 경성금형유한회사는 청도지역 400여개 금형 제조업체 중 매출액 1위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2000만위안의 매출액을 올린 이 회사는 올해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을 1500만위안으로 잡고 있다.
이외 청도성원복장(사장 정경택), 청도지홍복장(사장 백희란) 등 회사들도 한국업체를 위주로 주문을 받던 데로부터 현재는 일본 업체와의 거래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청도대업식품의 염용식 사장도 일본에서 20년 생활한 노하우을 바탕으로 청도 현지 공장을 차려 일본으로 식품을 수출하는 등 금융위기 속에서도 남다른 활약을 보이고 있다.
대일본과의 협력에서 이와 같이 조선족기업들이 활약하는 것은 엔화의 강세, 일본바이어들의 꾸준한 협력정신 등 객관적 원인도 있지만 주로는 조선족 기업인들이 자체의 우세를 잘 활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정평이다.
조선족 기업인들을 보면 학교 때 부터 일본어를 배워왔기 때문에 일본인들과 유창한 일본어로 쉽게 교류할 수 있다. 이외에 조선족기업인들의 성실, 근면, 신용도 우세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인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다 보면 어수선한 준비로는 전혀 통할 수가 없다. 김창호 사장은 창업초기 일본바이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3박4일을 현장에서 노동자들과 함께 지내면서 기계조립을 완성하여 일본인들보다도 더 철저한 끈질김과 신용을 보여주었다. 기계 6대로부터 출발한 청도창미달기전회사는 빠른 시일내에 선반기계 130여대 고장자산이 1억에 가까운 회사로 성장할 수가 있었다.
기업경영에서 특히 수출형 업체들이 한 개의 바이어 혹은 한 품목에 지나치게 의뢰하면 좋은 점이 많은 반면 상당한 리스크(위험)을 안게 된다. 지금까지 대부분 한국 및 한국업체에 의존해있던 조선족업체들이 이번 위기를 기회로 일본 및 미국, 유럽 등지의 바이어들에 눈길을 한번 돌려보는 것도 유익한 선택이 아닐까 싶다.
Piao32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