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얼마 전 이탈리아 우디네 극동영화제에 출품되였던 영화 '광영의 분노'에서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중국적 색갈을 나타냈던 곳이 바로 운남 록풍현(禄丰县)의 흑정고진(黑井古镇)이다. 운남의 '천년염도(千年盐都)' 흑정은 김용(金庸)의 소설 '천룡팔부'에도 등장하는 고장이다.
소금이 나는 고장으로 유명해진 이 작은 마을에 찾아가려면 곤명역에서 출발하는 만행렬차를 타고 운남의 홍토를 굽이돌아 느릿느릿 5시간을 달려야 한다. 기차에서 내린 후 깊은 곳에 숨겨진 보물을 찾아가듯 다시 20여 분을 들어가면 오랜 려정이 결코 아깝지 않은 고요한 흑정고진이 모습을 드러낸다.
흑정진은 마을을 관통하는 룡천강(龙川江)을 사이에 두고 두 부분으로 갈리여 있다. 옛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는 집들은 강 량측과 산세를 끼고 머리를 내민다. 거리로 들어서면 그윽하고 고요한 이 소도시의 향기가 곳곳에서 전해진다. 거리와 건물의 사이와 구석구석에 이름 모를 잡풀과 꽃들이 소박하게 피여있고 돌로 만든 바닥에 발걸음을 디딜 때마다 메아리가 울려오는것만 같다. 길을 사이에 두고 좁은 골목의 량쪽에선 오래된 가게에서 한창 좌판을 벌여놓고 현지 특산물인 '수놓은 신'을 팔고 있다. 섬세하게 만든 꽃신들을 구경하고 있자니 기분이 다 좋아진다. ''얼마예요?'' ''25원이오.'' 나이 지긋한 주인장의 느긋한 대답은 마치 물건이 팔리던 안 팔리던 아무래도 좋다는듯이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