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2008-05-16) = 화이웬(怀远)진 중학교 7학년 5반의 린샤(林霞)학생은 지진이 일어난지 72시간이나 지나갔지만 지진 발생 당시 짧디 짧은 몇초 동안에 일어났던 일들과 무서움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생사이별이 무엇인지 종래로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던 그는 우선생님에 의해 죽음의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만약 우선생님이 아니었다면 저는, 저는 언녕……"입을 열자마자 흐느끼는 린샤는 말을 잇지 못했다. 아직도 공포가 가시지 않은 두눈에서는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려 아예 작은 두손으로 얼굴을 싸쥐고 만다. 평생 잊지 못할 화면이 그의 눈앞에 또다시 생생히 살아나는 것 같아서였을 것이다.
사흘째, 그는 이처럼 몇번이나 "선생님"을 부르며 얼굴을 싸쥐고 흐느껴 울었는지 모른다.
5월 12일 오후 2시, 첫 교수는 우중훙(吴忠洪)선생님의 영어시간이었다.
우선생님은 이날도 예전과 다름없이 일찍부터 4층에 있는 7학년 5반 교실에 왔다.언제나 남보다 일찍 출근하여 수업준비를 하고 숙제책을 검사하곤 하는 그의 습관은 여러해째 계속되어 많은 학생들은 이젠 낯설지가 않다. 우선생님이 비록 엄하긴 하지만 학생들은 진심으로 학생들을 위해주는 우선생님을 잘 따랐다.
“BEACH、BEACH……”2시28분,몇 분만 있으면 곧 하학시간이다. 학생들에게 배운 단어들을 복습시킨 후 우선생님은 흑판에 새로 배울 단어들을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바로 이때, 마루바닥이 심하게 흔들리더니 창문이 "쾅쾅쾅"하는 소리를 내면서 책상위에 있던 문방구들이 뿌리워 나갔다. 위험을 아직 느낄 사이도 없이 교실이 갑작스레 세차게 흔들리자 학생들은 무슨 영문인지 몰라 멍해있었다.
"학생들, 얼른 뛰어나가요! 지진이에요!" 우선생은 소리를 지르며 학생들을 끌고 밖으로 뛰어나가게 했다.
29명 학생이 즉각 일어나 밖으로 뛰어나갔다. 다급한 나머지 뒷자리에 앉았던 바이옌샤(白艳霞), 푸야오(付瑶),린샤는 우선생님이 교실 문어구에서 마구 뒤흔들리는 문틀을 부여잡고 학생들을 대피시키는 것을 보았다.
린샤와 마지막 몇명은 제일 마지막으로 교실을 뛰쳐나갔다.
“얼른 뛰어요,린샤!”공포속에 사로잡힌 린샤는 우선생에 의해 어깨를 떠밀려 복도로 나갔다. 우선생이 학생들의 뒤를 따라 3층까지 왔을 때였다.
학생들을 안전하게 교실밖으로 대피시킨 우선생님이 갑자기 또다시 4층 교실로 뛰어가는 것이었다. 후에야 안 일이지만 아직도 2명 학생이 그때까지 공포속에 떨며 교실에서 나오지 못했던 것이다.
우선생이 학생의 이름을 부르며 미친듯이 뛰어들어가자마자 바로 뒷 벽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린샤와 푸야오 등은 2층으로 뛰었다. 하지만 1층 계단이 이미 붕괴돼있었다. 몇 명 학생은 다급한 순간 좋은 꾀가 떠올라 2층 교실 밖의 발코니에서 아래로 뛰어내렸다.
다행히도 그들은 죽음과의 달리기에서 승리했다. 더욱더 다행스러운 것은 학교 건물에서 수업을 받던 700여명 사생들이 모두 안전하게 대피한 것이다.
그런데 학생들의 생명을 구해준 보호신——우선생과 다른 3명 채 뛰어나오지 못한 학생은 영원히 페허속에 묻히고 말았다.
"우선생님이 또다시 교실로 뛰어갔어요."
"우선생님은 제일 먼저 교실에서 대피할 수 있었는데, 제일 먼저 4층에서 내려올 수 있었는데,건강한 체질인 그가 제일 먼저 안전하게 운동장으로 대피할 수 있었는데...선생님은 그렇게 하지 않았어요!"
가오례(高列) 화이웬중학교 교장은 지진이 지나간후 학생들이 울부짖는 소리를 듣고 우선생님이 잘못 되었음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우선생님이 교실로 뛰어갔어요! 우선생님이 교실로 뛰어갔어요!"7학년 5반의 학생들은 허치 담임선생님을 에워싸고 이 말만을 중복하여 발을 동동 굴렀다.
구호팀 전사들이 페허속에서 우선생님의 시신을 찾았을 때는 이미 이튿날 아침 7시께였다. 우선생님이 구하고자 했던 2명 학생의 시신도 페허속에서 찾아냈다. 싸늘하게 식어있는 우선생의 얼굴에는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깊은 상처가 나있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드디어 뜨거운 눈물을 쏟고 말았다.
당시의 그 장면을 말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구조인원들이 파낸 시신 위치를 통해 우선생이 2명 학생을 호송하여 교실을 떠나 대피하다가 희생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1998년,18년 교령인 우선생이 160여년 역사를 가진 화이웬진중학교에 와 임직하게 된지는 올해 벌써 10년째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