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 역에서는 7발의 총성이 울렸다. 기차를 타고 하얼빈 역을 방문한 이토 히로부미를 향해 발사한 안중근(1878~1910) 의사의 총성이었다.

세발은 이토 히로부미에게 맞았고 다음 네 발의 총알에 가와카미 도시히코(川上俊彦) 하얼빈 주재 일본 총영사 등 3명이 부상했다. 안 의사는 현장에서 러시아어로 "코레야 우라(대한만세)!"를 세 번 외친 뒤 가슴에 성호를 긋고 체포됐다. 그로부터 약 5개월뒤인 1910년 3월 26일, 안 의사는 여순에 있는 일본 감옥에서 순국했다.

한국 사단법인 안중근의사기념관건립위원회는 26일, 안중근 의사 서거 99주년을 맞이해 안중근의사 기념관을 건립하기로 하고 기공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안 의사는 1878년 황해도 신천에서 태어났으며 1905년 평안도 진남포에서 삼흥ㆍ돈의학교를 설립하여 민족계몽운동을 전개했다. 그러나 일제의 강권에 의해 광무황제가 폐위되고 군대가 해산되자 해외로 나가 이범윤ㆍ김두성 등과 함께 의병을 일으키고, 1908년 의군장이 되어 의병부대를 거느리고 함경북도로 진입하여 경흥ㆍ회령 등지에서 국내진공작전을 주도하며 대일항전을 전개했다.

1909년 9월, 블라디보스톡에서 일제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가 하얼빈으로 온다는 소식을 듣고 우덕순 등과 함께 거사 계획하고, 10월 26일 9시경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권총으로 저격하여 주살했다. 이후 안 의사는 1909년 11월 러시아 헌병대에서 여순(旅順)에 있는 일본 감옥으로 이송돼 1910년 2월 14일 사형을 선고받은 후 같은 해 3월 26일 순국하였으나 현재까지 유해를 찾지 못하고 있다.

26일 오전 10시, 한국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에서는 ‘安重根의사 순국 99주기 추념식’이 열린다. 이 날 추모식에는 순국 99주기를 맞아 안중근의사 숭모사업을 꾸준히 전개해온 일본의 마키노에이지(牧野英二) 호세이대학 대학원 교수 등 일본측 추모단 15명과 중국의 장현운(蔣賢云) 안중근의사하얼빈숭모지회장 등 5명이 참석하여 안중근의사의 높은 기개와 사상을 기리고 추모하며, 오후 6시부터는 남산자유센터에서 숭모회와 중국ㆍ일본측 행사 참가자가 모여 안의사 의거 100주년 선양사업을 위한 국제친선 교류행사를 갖는다.

추념식에 이어 오전 11시부터 남산공원 건립부지(서울시 중구 남대문로 5가 471 외 1필지)에서 안중근의사기념관건립위원회의 주관으로 광복회원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안중근의사 기념관 건립 기공식이 거행되며, 이명박 대통령의 축하 메시지를 김 양 국가보훈처장이 대독한다.

기념관은 대지면적 5772.7㎡(1764평), 연면적 3799㎡(1149평), 지하2층, 지상2층 규모로 참배홀, 전시실, 집회실 등이 마련되며 총사업비 150억원(국고130억, 성금20억)을 투입하여 2010년 상반기에 완공할 계획이다.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