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2006.01.07)
중국조선족의 문화환경은 어떠하며 문화향수는 어떠한가. 조선족이 집중된 연변조선족자치주는 그런대로 민족문화가 퍼렇게 살아있어서 사람들이 민족문화의 향수를 받고있는것 같으나 조선족이 널려있는 산재지구에서의 조선민족문화는 기실 공백상태가 아니냐는 의문을 가져본다.
문화란 무엇인가? 사전의 정의에는 '문명이 발달되여 생활이 편리하게 되는 일, 진리를 구하고 끊임없이 진보, 향상을 꾀하는 인간의 정신적 활동, 또는 그에 의하여 얻어지는 물질적 정신적 소산의 총체'라고 아주 엄숙히 제기했다. 허지만 필자가 보건대 이 제기법에서 가장 중심적인 '민족에 따라 그 민족이 일상적이면서도 독특한 삶의 표현방식'이라는 제기법이 없는것이다.
지금 문화에 대하여 많은 연구를 하는 이들로부터 내려지는 정의는 문화란 한 민족의 생산방식과 생활방식이 녹아든 자체특점이라는것이다. 때문에 조선족은 조선족 자체의 고유문화가 있으며 자기의 문화권을 가지고있다. (공통치 특징을 가지는 복합체로서의 하나의 문화가 지리적으로 분포하는 범위) 그것은 중국에 이주해온 천입민족이긴 하지만 한 민족끼리 한데 집거해있으면서 공통한 대중문화를 영위해왔다는것이다.
하지만 농경사회지반이 흔들리면서 동시에 고향을 떠나 사방으로 흩어지면서 민족문화도 소실되고있지 않느냐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이제 농촌엔 사람이 적어짐으로 하여 집단문화, 대중문화는 거의 볼수 없다. 대신 텔레비전문화, 화투문화, 마작문화와 술상문화가 나타났다. 보기에는 그저 앉아 술을 마시는것 같아도 그 속엔 '술마시고 노는' 독특한 격식으로 하여 하나의 문화로 볼수 있다.가장 자률적이고 분산적인, 그러나 하나의 문화현상으로써의 술상끝엔 가라오케 노래방이나 무도장출입을 함으로써 술이 문화와 이어져있다. 허나 이것은 지나친 과소비를 불러오고있으며 이런저런 인간관계로 물의를 빚고있다. 지어 가정파괴까지 가기도 한다.
그렇지만 우리의 문화갈증을 해소할 여건은 무엇인가? 관광인가? 축제인가? 독서인가? 연극인가? 가무, 공연, 영화 관람인가? 그러나 아직 그러한 의식까지는 도달하지 못한것 같다. (이를테면 관광, 려행 등) 더구나 독서는 더더욱 대중적이 되지 못한다. 이제 이 면에서 우리 민족은 독서하지 않는 민족으로 지목되였기에. 그렇다고 전엔 집단적으로 가무를 조직하여 스스로가 공연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렇게 할 사람조차 없다. 민족문화관이 있는 곳에서 어쩌다 조직이 되는것 같으나 사람문제, 경비문제로 앓고있다.
농촌의 민족문화가 황페화되면서 문화를 찾아 도시로 왔지만 문화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자연 도시인이 노리는것은 마작 등 놀이문화다. 텔레비전프로가 문화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시간보내기이나 엄격히 말해서 우리 말 텔레비전프로가 없는 한 그것은 어디까지나 한족문화이다. 소수민족의 공통문화는 접촉하면 할수록 민족의 동화가 빨라진다. 때문에 우리 말 방송이나 텔레비전을 시청해야 하지만 언제 그런 여건이 마련되겠는가.
문화란 추구하면 할수록 그 요구가 높아진다. 반대로 포기하면 할수록 더더욱 멀어진다. 하지만 인간은 먹고 입고 쓴 다음에는 꼭 문화를 수요하게 되는바 문화의 갈증은 필연코 외래문화를 더더욱 수용하게 될것이다. 문화란 매우 중요한것이여서 바로 그 민족이고 그 민족 삶의 표현인데 민족은 있어도 문화가 없으니 민족의 존재는 불투명하지 않는가.
필자는 지금 도시로 쏠리는 많은 조선족들의 리향의 리듬가운데 하나가 바로 문화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사람들이 너도나도 떠나면서 문화적인 요소가 사라지다보니 자연 한 민족이 많이 모여사는 도시를 지향하여 도시에 갔어도 한데 모여있는것을 원한다. 그래야 교류를 통해 공통의 생활방식을 소유할수 있기때문이다. 그래서 문화를 찾아 떠나고있다는 말이 되는것이다.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라 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고갈되고있는 산재지구 우리 민족문화- 그 해결책은 무엇인가? 안타까움과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해보고저 이 글을 쓴다. /상지 효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