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2008.11.27)
마음가짐은 안에 있으나 그것이 표정으로 얼굴에 나타나고, 밖에 있는 몸차림도 마음가짐이 좌우하는 것이다.
몸가짐은 마음가짐과 옷차림이 복합된 상태를 정지시키고 움직이는데 있어서 어떻게 하는 것인가를 말하는 것이다. 아무리 공경하고 조심스러운 마음을 갖고 옷차림을 법에 맞게 했더라도 몸가짐이 허술하면 아무런 가치가 없다.
몸가짐은 행동례절의 기초가 된다. 평소에 조심하고 법도에 맞추어 곧고 바르고 공손하고 무겁게 행해야 그것이 남의 앞에서도 바르게 행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자기 혼자서의 몸가짐도 공손해야 할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몸가짐의 기준을 어디에 두고 어떻게 가르치며 배워서 행했는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1) 족용 중(足容重): 발을 옮겨 걸을 때는 무겁게 해야 한다. 그러나 어른의 앞에서 걸어야 할 때는 민첩하게 한다. 이것은 경망스럽게 움직여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어른의 앞을 지나칠 때라든가 어른의 명을 행할 때는 가볍고 민첩하게 해야 할 것이다.
(2) 수용 공(手容恭): 손을 아무렇게 놀리지 말 것이며, 만일 일이 없을 때는 두 손을 모아 공수(拱手)하고 공손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 공연히 손장난을 치거나 불필요한 손놀림을 하는 것은 집중력을 산만하게 하고 상대를 안중에 두지 않는 결과가 되기도 한다.
(3) 목용 단(目容端): 눈은 단정하고 곱게 떠서 지긋이 정면을 보아야 한다. 곁눈질을 하거나 치뜨거나 남을 노려보거나 하는 것은 단정하지 못한 눈의 모습이다. 그리고 어른을 뵈올 때는 정면으로 눈을 부딪치지 않게 하고 어른의 눈보다 낮은 곳을 그윽하게 바라보는 것이 단정한 눈의 모습이 된다.
(4)구용 지(口容止): 입은 조용히 다물어야 한다. 입을 헤벌리거나 쓸데 없이 여러 말을 하는 것은 교양있는 사람의 입모습이 아니다. 해야 할 말만 조용히 하고 그렇지 않은 때는 조용히 다문다. 다문다고 해서 힘주어 꼭 다물면 오히려 사나워 보인다. 자연스럽게 조용히 멈춰있는 상태가 좋다.
(5)성용 정(聲容靜): 말소리는 항상 조용하고 나직해서 잡소리를 내지 않는다. 성낸 소리나 거친 소리 또는 고함을 지르듯이 말하면 듣는 사람이 불안하고 말하는 이의 교양을 의심하게 된다.
(6)두용 직(頭容直): 머리를 곧게 들고 몸을 비틀거나 공연히 자세를 흐트러지게 하지 않는다. 머리를 곧게 해야 눈과 시선이 단정해지고 전체의 자세가 바르게 된다.
(7)기용 숙(氣容肅): 기운이란 몸 전체의 기상을 말한다. 호흡을 조용하고 고르게 하고 전체의 몸가짐을 엄숙하게 한다. 거친 숨소리와 흐트러진 모습은 남에게 업신여김을 받는다.
(8)입용 덕(立容德): 서 있는 모습은 그윽하고 덕성이 있어야 한다. 어디에 기대거나 삐뚤어지게 서 있으면 교양없어 보인다. 여기에서의 덕(德)은 교양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
(9)색용 장(色容莊): 색이란 표정을 말한다. 얼굴의 표정은 씩씩하고 명랑하며 발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