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석인간
나무와 돌같이 아무 감정이 없는 사람을 ‘목석(木石)같다’한다. 이 말을 나쁘게 말한다면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또는 의지가 굳어 어떠한 유혹에도(특히 여색에 범연한) 넘어가자 않은 사람보고도 목석 같은 인간이라 한다.
진(晋)나라 강남(江南)땅에 하통(夏統)이란 사람이 있었다.
그는 배운 것이 많고 재주가 뛰어난데다 웅변에도 능하였으나 세상의 명리(명리 : 명예와 재물)에는 하등의 관심을 두지 않고 담박하고 검소한 생활을 본분으로 알았다. 그의 많은 벗들이 하통의 재주를 아깝게 여겨 출세하여 벼슬길에 오르라고 권고도 하였지만 그는 종시 듣지 않았다.
하루는 하통이 볼일이 있어 서울에 갔던 차에 마침 그곳에 가충(賈充)이라는 친구가 있었으므로 그를 찾아갔다.
가충은 당시에 태위(太尉)벼슬에 있으면서도 하통의 높은 학식을 흠모하던 터이라 그의 방문을 몹시 반겨 맞이했다. 가충의 심중은 이번 하통을 만난 김에 그를 설득해서 벼슬길에 오르도록 하여 그 사람의 재능과 학식으로 자기의 세력권을 확장시키고자 마음먹었다. 그리하여 가충은 은근히 그에게 벼슬길에 오르도록 종용하여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