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2007.01.04)
보리고개가 제일 높다
조선 21대 영조대왕 35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220년 좌우해서 있은 일이다.
그때 마침 왕후가 돌아간 지가 3년, 영조 임금은 새로 왕후를 취하고저 간택을 뽑게 되었다.
하여, 이날 온 나라로부터 뽑혀온 인물 맵시 잘 나고 총명 지혜가 월등한 처녀가 무려 20명인데 이때 서울 남산골 사는 가난한 보통 백성 김한구의 열 다섯에 난 딸 김씨 소녀도 간택시험을 받게 되었다.
앉으라는 임금의 분부에 따라 처녀들은 자기 아버지 이름을 써붙인 방석을 찾아 앉는데 김씨 소녀만은 방석을 살그미 옆으로 밀어놓고 그곁에 살풋이 들어얹는 것이었다.
임금이 하도 이상하여 그 이유를 물었더니,
≪자식으로서 어찌 가친 존함이 씌여있는 방석을 임의로 깔고 앉으오리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