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2007.01.04)
수염이 석 자라도 먹어야 양반
옛날 량반 하나가 시중군 하인 하나를 데리고 먼 길을 떠났다.
어느덧 가지고 떠난 음식을 다 먹어버렸는데 의외로 길은 멀고 인가호총이라곤 보이지 않았다.
량반은 배고픔을 참다 참다못해 시중군 하인을 보고 어서 단박 먹을 만한 음식을 장만해 오라고 분부했다.
하인은 즉시 밭에 가서 콩알 두 줌을 얻어 왔다.
《아니, 그게 뭐냐?》
《예. 이것은 늦가을 밭에서 주운 콩알이온데 이제 곧 불에 닦아 올리오리다.》
그러자, 량반은 대뜸 불호령을 쳤다.
《엑끼 놈! 그래 지고무상한 량반인 나더러 너희 쌍놈들처럼 주어온 낟알을 구워 먹으라느냐? 어서 썩 다시 가지 못할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