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생활〕
광복 이후 오늘날까지 의생활과 주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식생활도 여러 가지 변화를 겪었다. 특히 6·25전쟁 이후, 지역간·사회계층간의 극심한 이동은 광복 이전까지 남아 있던 지방 고유의 독특한 조리법과 전통음식의 특성을 사라지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인공조미료의 보급으로 국민들의 식성이 획일화되는 등 광복 이후 50여년 동안 식생활양식이나 질뿐만 아니라 미각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또한, 산업화 이후 생활의 합리화, 도시의 아파트생활 등 근대생활문화는 인스턴트식품시대와 식품공장화시대를 초래하여 식생활역사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1960년대 중반 라면이 등장한 이후로 통조림·분말식품·훈제식품, 각종 조미료 등이 속속 개발되어 식생활을 편의 위주로 몰고 갔으며, 이러한 가공·편의식품의 소비량은 매년 증가추세에 있다.
또한, 간장·된장·고추장 등 전통적인 저장식품의 공장생산화가 이루어져 이들에 대한 수요도 급격히 늘었고, 1980∼1990년대에 들어서는 각종 패스트 푸드 업체들이 급성장하는 등 외식산업(外食産業)이 급속히 번창하고 있다.
그 동안 끊임없는 미각의 발달과 함께 새로운 종류의 식품이 수없이 쏟아져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식생활 양태에 있어서는 기본적으로 한식의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각 가정에 냉장고가 보급되고 조리기구가 달라져도 밥·국·김치 등으로 차려지는 식탁의 기본만큼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대한민국의 일상음식은 기본적으로 밥을 주식으로 하고 반찬을 부식으로 하여 차리는 주식·부식 분리유형이 주조를 이룬다. 밥은 곡물음식이므로 반찬은 되도록 곡물이 아닌 식품으로 만들어 밥에 없는 영양소를 보완하고 밥의 맛을 더하게 할 수 있도록 관습화되어 있다.
반찬의 수에 따라서 3∼12접시의 다양한 내용을 가지며, 모든 음식이 한 상에 한꺼번에 차려서 나온다. 그런데 오늘날 과거와는 달리 첩수와 그 내용이 정확히 지켜지지는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