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2007.01.04)
오늘날 대한민국은 ‘세계 종교의 용광로’라고 불릴 만큼 동서양의 종교들이 한데 모여 있으며, 그러한 신앙의 자유는 〈헌법〉에 의하여 보장되어 있다. 물론, 한국에는 외래종교의 전래 이전인 선사시대부터 애니미즘 또는 자연숭배의 한 형태인 고유종교가 있었다. 상고시대는 이 종교가 주민결속·사회통합·예술창출·인간심성순화 등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하였다.
이러한 애니미즘은 체계적인 교리가 의식의 발전을 이루지 못한 채 그 뒤 전래된 외래종교에 의하여 대치되는 한편, 외래종교와 융합, 변용되기도 하였으며, 오늘날까지 명맥을 유지하여 무당에 의하여 행하여지는 기복적 의식에 의존하는 서민층에 잔존하고 있다.
이러한 민간신앙은 오늘날 다분히 주술적·기복적이며 윤리성이 적고, 관념적인 내세관이나 까다로운 철학성과는 거리를 멀리하고 있다. 그러나 이 민간신앙은 일부 서민층의 종교적 욕구에 의하여 가식 없는 소박한 신앙으로서 유구한 민족생활의 전통 위에 서서 고유성을 보존, 전승하고 있는 하나의 맥박으로 남아 있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크게 불교·유교·기독교 및 신흥종교의 네 조류가 있다. 이 가운데 불교와 유교는 긴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토착화된 한국의 전통종교이며, 기독교는 18, 19세기 무렵 서양문물의 영향 아래에서 이식, 성장해 온 종교로서 이는 다시 천주교와 개신교로 구분된다.
신흥종교는 불교·기독교·이슬람교 등의 기성세계종교와는 달리 비록 연원은 멀다 하더라도 그 성립이 최근세이며 아직 세계성이 희박한 종교를 말하는데, 천도교·대종교·원불교·통일교 등이 이에 속한다.
1980년대 전반기 이전 대한민국의 종교인구는 전인구의 약 40%를 차지하였다. 그러나 그 수는 계속 증가하여 1994년 현재 대한민국의 종교인구는 전인구의 약 49.9%로 두 명 가운데 한 명은 종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1980년대 말까지 한국 종교계에서 가장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불교이었다. 1983년 10월 불교인구는 750만 명으로 계속 감소추세에 있었지만 여전히 전체 종교인구의 약 48% 이상을, 그리고 전체인구의 약 19%를 차지하고 있었다. 불교계는 광복 후 40여 년을 지나오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시련을 겪어오면서 근래 자체의 노력으로 부흥기를 맞고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