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 태〕
1948년의 제14회 런던올림픽대회 참가 당시 국제무대에서의 경기수준을 가늠해 보았던 대한민국의 스포츠는 그 뒤 수많은 각종 국제경기 참가와 개최 등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왔으며, 서울올림픽대회를 계기로 그 경기력은 급격히 향상되었다. 이를 종목별로 보면 여자 양궁과 여자 핸드볼이 세계정상급이며, 탁구도 중국과 함께 세계정상의 자리를 다투고 있다.
복싱·레슬링·유도 등 격투기종목에 있어서도 경량급에서는 한국선수들의 수준이 세계정상에 육박하고 있지만, 체급이 무거운 중량급에서는 여전히 열세에 놓여 있다. 서울올림픽대회에서 참패를 당한 축구·농구·배구 등 구기종목은 한국 국내에서 가장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인기종목들인데, 국제무대에서는 전혀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축구는 야구와 함께 본격적인 프로시대에 들어갔건만 세계정상급 수준과는 아직도 일정한 격차를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배구의 경우 한국선수들의 신장이 유럽선수들보다 작기 때문에 불가항력이라는 변명을 하고 있지만, 같은 아시아권 국가인 일본과 중국이 신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몇 차례씩 세계정상을 차지하였던 실적이 있는 만큼, 한국인의 체질에 맞는 새로운 기술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종목은 육상과 수영이다. 서울올림픽대회에서 종합 4위를 차지하기는 하였지만, 스포츠의 기본 종목인 육상과 수영에서 메달은 고사하고 6위 이내의 입상권에 든 선수가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은 크나큰 부끄러움이라고 할 수 있다. 육상·수영과 함께 이른바 정책종목이라고 할 수 있는 체조의 개발육성을 위한 문화관광부와 대한체육회의 집중적인 진흥책이 기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반적으로 체육진흥을 위한 투자나 과학적인 선수관리를 위해 1980년 이전보다는 상당히 치중하고 있지만 체육 선진국의 그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축구의 경우 국민적인 관심이 대단히 높은 데도 불구하고 월드컵대회에서 번번히 16강 진입에 실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단 1승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결국 선진국 수준의 과학적인 선수 육성과 관리, 그리고 그만큼의 시설투자가 미흡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다행인 것은 2002년 한·일 공동주체의 월드컵이 개최되고, 전용구장이 10여 개나 건설되었다. 21세기 엘리트 체육인 육성책이 계획대로 시행된다면 한국도 세계적인 스포츠강국의 대열에 들어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