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1970년대 이후에 접어들면서 학문과 사상에 있어서의 자기발견시도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우선, 학계에서 학문연구에 있어서의 특수성과 보편성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발생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 논쟁은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의 현실을 인식하는 데 있어서 과거지향적 민족주의와 구미의 학문논리를 추종하는 보편주의 논리 사이의 논쟁이었기 때문에 정치적 여운만을 남긴 채 끝났다.
그러나 유신체제가 끝난 뒤 1980년대에는 젊은 세대가 등장하고 학문과 사상적 분위기에 일대변화가 발생하였다. 그 특징은 한마디로 말해서 학문과 사상세계에 있어서 제도권 학문사상세계와 체제비판운동의 학문·사상 운동권이 형성되어 한국의 지식인 세계는 유래 없는 격동기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대립은 냉전의 몰락으로 인하여 상호 지양되었다.
각 분야별 학문연구 성향이나 수준은 구체적으로 언급되기 어렵지만, 학문연구 동향을 반영하는 최근의 학회활동을 보면 아주 활발하다. 1988년 12월 말까지 대한민국의 학회는 총 513개이었고, 이 513개 학회는 인문 분야 133개, 사회과학 112개, 의약학 108개, 공학 53개, 이학 51개, 농수산 43개, 예체능 13개이었는데, 1996년 말 현재는 821개이다. 이 821개 학회는 인문 분야 229개, 사회과학 224개, 의약학 93개, 공학 93개, 이학 59개, 농수해 60개, 예체능 43개인데, 각각 1980·1990년대에 들어와서 대폭 증가되었다.
특히, 학회발족 경향이 각 학문영역별 또는 연구관심별로 세분화되고 있는 특색을 보이고 있다. 가령, 인사법학회(人事法學會)·정치외교사학회(政治外交史學會)·잡지학회·농기계학회·태평양지역학회·국토계획학회·굿학회·분석심리학회·외상학회(外傷學會)·생산성학회 등이다. 그런데 학회의 75%가 서울에 집중되어 있으며 학회활동의 기초가 되는 연구기금은 대부분 취약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