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사=하얼빈 2006.01.04)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천연가스 분쟁은 러시아가 유럽국가들이 입을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공급량을 늘림으로써 진정국면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러시아가 핵무기 대신 에너지자원을 무기로 전 세계를 호령하려는 야심을 드러낸 '자원 전쟁'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자원부국들이 '석유와 천연가스의 힘'을 앞세워 국제무대에서 자국의 외교력을 높이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에너지 자원 무기화

러시아·우크라이나 '가스전쟁'의 발단은 가스 가격에 대한 대립이였지만 근저엔 에너지 대국으로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러시아의 의도가 깔려있다.  영국 BBC는 "이번 사태는 국제사회가 에너지로 인한 새로운 갈등과 긴장을 경험하게 된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이번 가스전쟁을 통해 오는 3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향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속셈을 드러냈다. 에너지문제를 우크라이나의 정치 이슈로 만들어 '오렌지 혁명'으로 집권, 서방세계로 가까이 가려는 빅토르 유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립지를 약화시키겠다는 계산인것이다.

러시아는 작년 12월 슈뢰더 전 독일 총리를 '북유럽 가스관 사업'의 최고 책임자로 임명했다. 이 사업으로 러시아와 독일 네덜란드 영국을 련결하는 가스관이 건설되면 러시아는 서유럽에 대한 가스 수출량을 조절할수 있게 돼 이 지역에서 더욱 큰 영향력을 행사할 전망이다.

1일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 린근의 우크라이나 송유관 시설의 계기판이 송유관 내 천연가스 압력이 감소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중부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가스 공 급 중단으로 인한 영향이 벌써부터 가시화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 다. /신화사

◆자원부국 에너지 외교 강화

중남미에서도 에너지를 무기로 한 외교전쟁이 뜨겁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석유를 앞세워 이 지역의 반미 로선을 주도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1일(현지시간) 민간 기업의 유전지대 32곳을 국가가 통제키로 하는 등 석유산업 국유화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특히 현재 추진하고 있는 중남미 종단 천연가스관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에너지 전쟁의 새로운 불씨가 될 전망이다.

오는 22일 볼리비아 대통령에 취임하는 에보 모랄레스도 차베스의 로선에 가세해 에너지 산업 국유화를 추진한 뒤 국가가 직접 서구 메이저 기업들을 상대로 석유 협상에 나설것으로 보인다.

이란도 지난해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 취임 이후 '에너지 무기화'를 로골화하고 있다. 미국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파키스탄과 송유관 건설에 합의했고 자국내 핵발전소 가동을 둘러싸고 미국과 유럽련합이 제재할 움직임을 보이자 유가를 인상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란은 또 에너지 자원 확보를 보장해주면서 중국과 일본의 지지도 끌어냈다.

◆가스전쟁 파장 유럽 확산은 막아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인 가즈프롬은 2일 우크라이나를 지나는 가스관으로 유럽에 공급하는 가스 물량을 당초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밝혀 이번 사태의 파장이 유럽으로까지 확산되는 것을 막았다.

뉴욕타임스는 그러나 이날 조치가 유럽 국가들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것일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분쟁이 해결된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본사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