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희 칼럼
심리학에는 '상호성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말 그대로 받으면 주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되고, 주면 받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받으면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은 자신이 주었을 때 받고 싶은 마음이 있었음을 알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뭔가를 주는 상대방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에 받았을 때 안절부절하면서 얼른 갚아야겠다는 강박관념까지 갖게 되는 것이다.
그럼 그 다음에 생각해야 하는 것이 먼저 주고 나중에 받을 것인지, 아니면 먼저 받고 나중에 줄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미안할지라도 먼저 받고나서 주겠다는 생각이 많다. 하지만 조금 더 깊이 생각할 줄 아는 사람들은 먼저 주고 나중에 받기를 선택한다. 어차피 주고받는 것이라면 먼저 줄 때 더 떳떳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필자만의 생각일지 모르지만 먼저 받았을 경우 더 크게 갚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그런 경우를 생각해서라도 먼저 주는 것이 더 좋다. 하지만 그것이 눈에 보이는 경제적인 가치만으로 따져서는 안 된다. 보이지 않더라도 간절하게 기도를 해준다거나 하는 것도 결국은 더 큰 에너지로 돌아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필자가 속한 한 모임에서 후원하는 장애인 시설이 있는데 한 달에 한번 그곳에 갈 때마다 영혼의 샤워를 하고 오는 느낌이 든다. 어떤 친구는 춤을 춰서 온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거나 다른 사람에게 얻은 것을 나눠 주거나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나눌 것이 없는 듯이 보이는 사람들은 다음 달 만날 때까지 꼭 건강하라고 눈시울까지 붉히며 진심을 전한다. 누군가가 진심으로 나를 위해 기도해 줄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든든한 일인지 대부분은 다 알 것이다.
한 지인은 영업을 배울 때, 상대에게 감동을 주고 싶은데 경제적으로도 넉넉지 않은 상태에서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돈도 많이 들지 않는 영업방법을 생각하던 중 자신의 노하우를 하나 찾게 되었다고 한다. 그것은 하늘을 찢어놓을 듯 천둥번개가 요란을 떨고 빗방울 하나가 주먹만 할 때는 더욱 기쁜 마음으로 거래처를 방문하는 것이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면 우산이 있고 아무리 짧은 거리라도 신발과 바지 아래가 흠뻑 젖곤 하는데 젖은 옷을 걷어 올린 채 간단한 간식거리를 가지고 사무실을 방문하면 감동받지 않는 담당자가 없다고 한다. 그런 열악한 외부 환경에도 자신을 찾아 준 사람에게 좀 더 쉽게 마음을 열고 영업에 대한 이야기도 좀 더 잘 되는 것은 굳이 심리학까지 끌어들이지 않더라도 당연한 결과다.
필자도 지난 여름 서울에 큰 물난리가 났을 때 출판기념회를 겸한 세미나를 개최한 적이 있었는데 그런 날씨에도 멀리서 와 준 사람들에 대해 평생 은인처럼 생각하고 있다. 더구나 그 때 와 주었던 강사님께도 남다른 감사의 마음도 간직하고 있다.
많은 자기계발서에 영업은 상대를 빚지게 만드는 것이라는 내용이 나와 있다. 당연한 것이다. 아무리 제대로 일을 잘해도 감동을 줄줄 아는 영업사원을 당할 사람은 없다.
이렇게 말하다보니 영업을 잘 하기 위해서 사람의 심리를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만 이야기 한 것 같아서 거부감이 드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영업을 떠나서 상대에게 감동을 주고 마음을 빼앗을 줄 아는 사람은 모든 면에서 앞서가고 성공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상대를 진심으로 위하는 마음이 없이 영업만을 위한 전략은 오래지않아 들통이 나서 오히려 신뢰를 잃어버릴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거꾸로 말하면 남에게 받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으므로 받을 때 주의해야 낭패를 보는 일이 없다. 그리고 받을 때 내가 무엇을 대가로 지불해야 하는지를 계산할 줄 안다면 정말 현명한 사람이고, 그런 사람들은 곤란한 일을 당할 일이 절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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