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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을은 짧고 추억은 길다
//hljxinwen.dbw.cn  2020-01-19 10:01:34

  주해봉

       (흑룡강신문=하얼빈)봄부터 시작하여 여름 내내 푸른빛으로 이 세상을 빛내던 나무들이 가을을 맞아 울긋불긋 황홀함을 뽐내더니 드디어 깊어 가는 가을 여파에 말 없이 한 장의 낙엽이 되어 살며시 내려앉는다.

  환각의 빛갈로 최면에 걸린 단풍나무처럼 마법의 신비에 빠지고 싶은 솔직한 마음이다. 그 마음을 달래고저 가을을 연출하고 있는 명성산을 찾았다.

  강원도 철원군과 경기도 포천시의 경계에 위치한 명성산(일명 울음산, 해발 923미터)은 가을이면 꼭 찾아가보고 싶은 가을 산행의 명소로 이름났다.

  그 리유는 단풍과 억새를 함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곳 억새 밭은 한국 5대 억새 군락지로 손꼽힐만큼 아름다워 서울에 ‘하늘공원이 있다’ 면 경기도에는 ‘명성산이 있다’고 할 정도다.

  명성산은 일명 울음산 이라고도 불리는데 전설에 의하면 궁예가 건국 11년 만에 왕건에게 쫓기여 이곳에 피신하다 1년 후에 피살된 곳으로 알려져 있고 궁예가 망국의 슬픔에 통곡하자 산도 따라 울었다는 설과 주인을 잃은 신하와 말이 산이 울릴 정도로 울었다고 하여 울음산이라고 불렸다는 설이 있다.

  상동주차장에서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하였는데 계절이 계절인만큼 가을의 운치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우선 시릴 정도로 시원한 가을 공기가 싱그러운 나무잎 냄새와 더불어 몸 전체를 감싸며 가슴 속까지 단번에 시원하게 색칠했다.

  특히 계곡을 중심으로 암봉과 암벽 사이에 들어선 단풍 든 나무들은 짙은 선홍빛으로 숲을 물들이고 있었다. 흐르는 계곡수와 붉게 물든 단풍나무, 그 단풍나무에 앉은 가을을 노래하는 산새들의 여유로움, 그리고 단풍 든 숲속의 속살을 소리 없이 어루만지는 따스한 가을해살… 한폭의 아름다운 수채화를 방불케하는 완벽한 가을 풍경에 첫 시작부터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영롱한 아침 이슬을 머금고 잔잔한 가을 바람에 살랑살랑 춤추는 애틋한 단풍잎, 그 단풍잎 바라보노라니 누군가를 향한 그리움이 가슴에 살며시 맺혀왔다. 이 가을의 주인공이 되여 그 어떤 사랑의 영화보다 더 아름다운 시나리오를 누군가와 함께 펼치고 싶어졌다.

  상대적으로 비교적 완만한 산행코스임에도 불구하고 필경 산행인 만큼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궁예와 왕건이 격전을 벌였다는 ‘야전골’, 왕건이 목놓아 울었다는 ‘울음터’, ‘궁예의 약수터’를 생각하며, 선녀가 노닌다는 비선폭포, 룡이 살다 등천했다는 등룡폭포들을 바라보노라니, 그리고 길섶 바위 옆에서 배시시 웃으며 손 흔드는 애기 코스모스의 응원에 힘겨움도 가뭇없이 사라졌다.

  정상이 가까워지면서 드디어 명성산을 명성의 반렬에 오르게 한 공신 억새군락지가 눈앞에 펼쳐졌다. 5만평이 넘는다는 크다란 분지 전체가 억새들로 일매지게 꽉 들어찼다.

  가을 바람에 여린 억새들이 하얗고 긴 머리를 곱게 빗고 가늘 한 몸짓으로 파란 하늘을 더듬고 있었다. 그 모습 바라보며 희미한 기억 속에서 아물거리는 할머니의 곱게 빗어 넘기신 은빛 머리도 순간 떠올렸다.

  저 더 넓은 억새 꽃 속에 내 상상의 그림 같은 집을 짓고 내 가슴으로 덥혀진 따스한 방을 마련하여 내 사랑하는 사람을 초대한다면, 그리고 밤이면 아름답게 펼쳐진 뭇별들을 바라보며 자연의 숨소리로 사랑하는 사람을 아늑한 자유의 왕국으로 초대한다면 얼마나 좋을가! 아름다운 화폭으로 넘실대는 억새군락지를 바라보며 황홀한 꿈 자락을 펼쳐보기도 했다.

  가을바람에 한들한들 춤을 추며 장관을 이룬 억새밭의 모습이 유난히 아름다워 보이면서도 한편 깊어가는 가을 여파로 빛을 잃어가는 여린 억새의 모습에 쓸쓸함이 가슴 한 구석 살며시 고여들기도 했다.

  왔으면 돌아가야 하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 아닐가! 쉼 없이 흔들어대는 억새들의 손짓을 뒤로하고 하산 길에 들어섰다. 붉게 물든 단풍나무들이 다시 추파를 던져온다. 성격 급한 단풍잎들의 나뒹구는 모습도 시선에 안겨온다. 꽃이 되여 가을을 노래하던 단풍잎들이지만 깊어진 가을에 부응하며 세상에 영원함이란 없음을 몸짓으로 락서하고 있다. 미아 된 락엽들이 빛 바랜 가슴 속에 황홀했던 그 순간을 간직하고 결속된 시작으로 만추의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는 모습이다.

  피빛으로 물들어버린 단풍잎, 소복하게 떨어진 락엽의 리별, 가을련서를 쓰는 산새들의 지저귐, 산속은 어느새 익어가는 가을내음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벌써인가 싶게 나뒹구는 단풍잎의 모습에 어딘가 아쉽고 아련한 생각이 갈마들기도 하였지만 자인사의 층계에서 조용히 묵상하면서 그 또한 자연의 섭리라 여기며 허해진 가슴을 다독였다 하산 끝자락에서 포천의 명물인 산정호수의 둘레길을 걸을 수 있어서 허전한 마음을 좀 더 달랠 수 있었다. 날렵한 물고기 모양을 한 호수, 호수를 중심으로 자연스레 호수주변을 따라 구불구불 뻗어나간 둘레길, 한쪽은 단풍으로 물든 높은 산이요 또 다른 한쪽은 푸른 물결이라 이처럼 풍경이 가관을 이룬 둘레길은 난생 처음이다.

  푸른 호수에 비낀 파란 하늘과 불타는 단풍의 모습!, 와! 이보다 더 랑만이 또 있을가! 파란 물감을 풀어 놓은 듯 쪽빛으로 펼쳐진 가을 하늘에 아니, 고요한 저 푸른 호수에 화선지 깔아놓고 내 사랑의 마음을 이쁘게 쓰고 싶었다.

  “풍경은 예가 유독 좋구나” 감탄이 절로 흘러나왔다. 진풍경은 거기서 끝이 아니였다. 호수 주변을 따라 뻗어가던 둘레길이 상상을 완전히 엎어버리고 곧장 호수 수면으로 찌르고 들어갔으니! 이럴수가?! 마냥 물우에 뜬 배인양 호수 면에 둘레길이 설치되였다. 둘레길을 걷고 있는 자신이 마치 물우를 가볍게 걷는 마술사같이 느껴졌다. 호수의 둘레길이 끝나는 모퉁이에 위치한 김일성별장의 옛터도 퍼그나 인상 깊게 안겨왔다.

  호수의 모양을 뒤집어 놓으면 한반도 모양과 너무도 흡사하다는 산정호수! 독특한 산정호수의 풍경은 잠시 침잠되였던 나의 기분을 다시 흥분으로 끌어올렸다.

  가을은 짧고 추억은 길다고 했던가! 스토리가 있는 ‘명성산 억새 바람길’, 독특한 풍경을 이룬 산정호수, 그리고 붉게 물든 단풍의 모습들, 가을 끝자락에 마음속에 그려진 찬란했고 황홀했으며 랑만적이었던 아니, 때론 서글프고 쓸쓸하고 황량했던 가을 풍경은 지워지지 않는 긴 추억으로 오롯이 자리매김 할 것이다.

  산을 넘어 바다 건너 저 멀리 어디론가 사라져 간다 해도 내 추억의 노트에서 영영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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