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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우는 아침
//hljxinwen.dbw.cn  2019-02-01 15:39:27
주해봉

  (흑룡강신문=하얼빈)아침 일찍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동틀 무렵이라 사위는 아직 어둑어둑하다. 더듬어보면 아득히 먼 옛이야기지만 기억속의 어머니도 생전에 늘 이렇게 꼭두새벽에 일어나셔서 집근처의 여기저기를 두루 살피시며 하루를 시작하셨다. 특히 겨울이면 새벽에 일어나셔서 우선 아궁에다 군불을 지피셨는데 그러면 밤새 식었던 구들이 금시 따듯해졌다. 그 아늑함 속에서 꼼지락거리다 보면 어느새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엄마의 장국냄새가 기분 좋게 코를 간질였다. 어린 시절 새벽같이 일어나시는 어머니가 이상하게 생각되어 "엄마는 왜 맨날 그렇게 일찍 일어나, 좀 더 자면 안되" 하고 물은 적이 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더 많은 먹이를 얻는 법이란다. 나중에 크면 너도 무슨 말인지 알게 될거야" 어머니의 그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피를 이어받은 유전 때문인지 일찍 일어나는 버릇은 나 역시 예외는 아니다. 눈여겨 살펴보니 지붕 우며 마당에 쌓아놓은 비닐에 그리고 갓 캐어 재여 놓은 배추에도 서리가 하얗게 끼었다. '상강'을 지나 겨울의 문턱인 '립동'을 넘었으니 정말 동장군이 우쭐댈 날도 멀지 않은것 같다. 으스스 한기가 등줄기를 파고 든다. 어제 저녁 늦게 까지 겨울 땔감으로 패다 널어놓은 장작들을 한쪽으로 차곡차곡 쌓아 놓았다. 그리고 배추시래기와 무청을 일일이 끈으로 엮어서 처마 밑에 가지런히 걸어놓았다. 긴 겨울철 뜨끈한 된장국에 그야말로 빠질 수 없는 둘도 없는 좋은 재료다. 생전 어머니께서 하시는 것을 어깨너머로 보고 배운 것들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이것저것 잠시 손보았지만 어쩌면 따지고 보면 한 나절 일에 해당된다. 고요 속에 잠긴 집주변을 물끄러미 살펴보다.

  무더위와 폭우로 범벅 되었던 여름 한 계절도 간곳없이 어디론가 쓸쓸히 떠나갔고 빨갛게 물들었던 가을도 깊어 질 때로 깊어져 그 색깔이 바래여 졌다. 어디서 날아온 어린 새가 나무잎 위를 스치며 여린 부리로 허공을 쪼아댄다. 새의 보솜한 깃털 사이로 초겨울이 살며시 파고든다. 그야말로 쏜살같은 세월이다. 계절 따라 시든 꽃, 시든 잎이 홀로만의 거처를 말없이 찾아 떠났고 바야흐로 떠나가고 있다. 새 잎, 새 꽃을 피우기 위해 모두 내려놓고 떠나야 할 때임에랴! 무궁한 해체와 무진한 창조의 순환이다.

  이맘때면 내 모습이 어떠해야 할지를 알고 자신의 무게와 빛깔, 혹은 모습을 스스로 갖추는 자연의 모습, 자신의 때를 묵묵히 따르는 자연의 모습은 한 치의 오차도 보이지 않는것 같다.

  깍! 깍! 까치가 새로운 하루를 선언한다. 까치가 앉은 늙은 참나무에서 이른 아침부터 우수수 나무잎이 자유락하를 한다. 그 누구의 재촉도 없건만 마냥 나무잎을 속절없이 떨어뜨린다. 아쉬워 때를 미루는 주저함도 없고 길을 모른다며 두려워하는 기색도 없다. 해마다 보는 락엽 지는 모습이지만 자신의 때가 되었다 싶을 때면 단숨에 바람에 몸을 맡겨 대지의 품에 안기는 락엽, 시기도 질투도 없이 자기만의 모습으로 머물렀다가 망설임 없이 떠나는 모습은 감탄 그 이상의 의미로 다가온다.

  어쩌면 시기도 질투도 없이 자기만의 모습으로 머물다가 떠나는 락엽의 모습이 오로지 헌신이라는 이름표를 붙이고 당신만의 모습으로 살아오시다 홀연히 떠나가신 어머니의 모습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빨갛게 물든 단풍잎 하나를 주어 들었다. 순간 엽서를 받아본지가 오래되었음을 느낀다. 누군가에게 엽서를 보낸 지도 받아본지도 너무 오래전의 일이다. 편지와는 달리 짧게 마음을 전하기에 좋았던 엽서, 헌데 그 엽서가 어느 샌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핸드폰 문자가 얄밉게 메우고 있는 세상이 되였다. 짧은 글이었지만 애틋함과 뜨거움과 간절함이 녹아있는 나만의 마음 한 모퉁이를 시간과 공간속으로 띄웠던 엽서, 띄워 보낸 내 마음 한 갈피 받아 안고 기뻐할 그 누군가의 모습을 떠올리며 흥분의 도가니 속에서 해매이게 했던 엽서, 그런 엽서를 이젠 현실이 아닌 상상만으로 떠올리고 있으니 어쩌면 우린 참으로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떨어진 락엽을 살며시 주어들고 뚫어져라 유심히 살펴보았다. 흔하게 떨어져 쉽게 밟히는 나무잎 한 장 한 장 속에는 저마다의 전하는 메시지가 오롯이 담겨있었다. 사랑하며 살라고, 사랑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고, 너무 가슴 아파하지 말고 외로워 말라고, 세상은 워낙 고통과 외로움 그 자체라고, 강물처럼 구름처럼 흘러가고 떠돌다 가는 인생이지만 두 번 다시 주어지지 않는다고, 이미 떠나버린 인생렬차 우리에게 남은 건 이젠 종착역뿐이라고, 그래서 망설임 없이 순간순간을 사랑의 색갈로 수놓으라고, 그리고 일찍 일어난 새가 더 많은 먹이를 얻는다는 어머니의 그 잊을 수 없는 메시지도가 또렷이 새겨져있었다.

  나는 움켜쥔 락엽을 가슴에 꼭 갖다 댔다.

  깍! 깍! 늙은 고목에 앉은 까치가 이른 아침의 고요를 깨뜨린다. '얼른 들어와 아침 먹어' 까치의 우짖음이 귀에 익은, 그 잊을 수 없는 어머니의 부름소리로 메아리쳐온다. 어머니의 감칠맛 나는 장국냄새가, 어머니의 그 구수한 숭늉 냄새가 한없이 그리워지는 까치 우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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