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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전에 2019년을 상상한 영화
//hljxinwen.dbw.cn  2019-01-14 08:49:46

  (흑룡강신문=하얼빈) 지금으로부터 35년 전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연출한 영화 《블레이드 러너》(银翼杀手)(1982)의 배경은 2019년이다. 2019년을 앞둔 지금 영화를 다시 보니 이 영화가 그린 2019년은 우리의 현실과 많이 달라 보인다. 《블레이드 러너》 속 2019년은 핵전쟁이 끝난 뒤 혼돈에 빠진 세상이다. 지구에 잠입한 복제인간들을 색출하는 《블레이드 러너》라는 직업도 있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2019년을 앞둔 우리에게도 의미있는 시사점을 던진다. ‘평등’과‘죽음’에 대한 고민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초반에 설정 쇼트로 제시되는 도심의 풍경은 우에서 아래로의 피라미드 구조, 수직적 계급을 강조한다. 복제인간들은 인간의 사회에서 피지배계층이다. 그렇기에 복제인간인 하우어가 지배계층인 포드를 ‘끌어올려준다’는 점은 더욱 인상적이다. 엄밀하게 말해 포드도 하급 경찰에 속할 뿐이니 피라미드의 상층부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이 영화의 대립 구도는 포드와 하우어이다. 그래서 이분법으로 나누면 포드는 상층, 하우어는 하층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계급적인 평등이 이 영화가 말하고저 하는 것일가. 영화의 물음은 그보다 더 근본적이다. 인간으로서 긴 수명을 지닌 포드는 인간을 복제한 ‘짧은 수명’의 복제인간을 관찰할 기회가 있다. 그들은 애초에 짧은 수명이였기에 자신들의 창조주를 찾아가는데 창조주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이때 그들은 반란의 목표, 삶의 목표를 잃고 방황하게 된다. 하우어는 단순히 상층계급,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것이 아니다. 복제인간이 그들의 창조주를 죽임으로써 그 자리를 탈취하고 창조주의 권한으로 만인을 평등하게 해야만 비로소 끝이 나는 것이다.

  이 영화는 하우어가 창조주를 죽인 시점에서 끝나지 않는다. 피조물들의 반란이라는 스토리는 영화 내에서 끝이 나고 이제는 리념을 전파하기 위한 려정이 시작된다. 생물학적으로 분류된 그들의 계급은 죽음 앞에서 아무 소용 없어진다. 그럼에도 이 영화에서 무언가 전파되여야 할 것이 있다면 ‘인간이냐 복제 인간이냐’ 라는 사실 확인이 아니라 ‘인간’ 그 자체다.

  만인의 고통을 짊어지고 이 땅을 떠난 하우어의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지는 것은 그가 부활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영화는 복제인간의 기억이 복제될 수 있다고 암시하지만 하우어에 신을 대입할 때 그의 기억은 복제되여서는 안된다. 신은 단일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하우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의 죽음을 통해 사랑을 전파하는 것, 영화 속 세계관에 자신과 같은 자애로움을 널리 퍼뜨리는 것이다. 말하자면 육체와 기억은 복제될 수 있는 ‘복제인간’과 육체와 기억이 복제되지 말아야 할 ‘신’이라는 두 단어가 충돌한다.

  하우어는 죽음과 사랑에 대한 의문을 품고 살아간다. 인간이 되려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하는데,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인가. 하우어는 이미 인간의 자질을 모두 갖고 있다. 그는 사랑할 줄도 알고 생각할 줄도 알며 자비를 베풀 수도 있다. 오히려 그는, 죽음을 명확하게 인식한다는 점에서 인간보다 더 나은 존재다.

  하우어가 포드를 구한 데는 그러한 고뇌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가. 삶의 끝자락에서 무언가 깨달음을 얻고 회개하는 장면은 여러 예술작품에서 흔하게 반복된다. 그러나 하우어의 회개는 이미 예견되여있었을 것이다. 그는 자신이 복제인간이라는 점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타이머와도 같다.

  신 죽이기를 통해 신의 자리에 올라선 하우어는 마지막 순간에야 비로소 자신이 죽여야 할 신이 아직 남았음을 깨닫는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다. 창조주를 죽이고 나서 신의 자리에 등극한 그는 자신에게 도전하는 포드를 ‘구원’하려 했다. 그러나 포드는 직업적인 사명으로 하우어와의 전투에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하우어는 그를 인간으로 올라서게 하려 죽음의 공포를 심어준다.

  마침내 그 결실은 우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하우어의 시선에 담기게 된다. 포드는 ‘비인간’ 복제인간이 아니라 ‘중력’이라는 아주 단순한 것에서 죽음을 느낀다. 이에 하우어는 흡족한 표정으로 그의 손을 매만지고 신의 자리를 넘겨준다. 이제 옛 신은 이전의 신(창조주)처럼 죽고 새 신이 된 포드는 새로운 려정을 떠난다.

  죽음이라는 공통점이 이 계보의 주축을 이룬다. 하우어와 포드는 그들이 식민지로 넓힌 우주 전체로 보면 ‘어떤’ 죽음에 불과하다. 수명이 4년이든 80년이든간에 그들의 결론이 죽음으로 귀결됨은 확실하다. 우에서 말했듯이 우습강스럽게도 포드는 자신이 인간임을 알기에 죽음이 아직 찾아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따라서 갑작스레 찾아온 죽음의 순간을 맞이하지 못했다. 그러나 하우어는 자신의 죽음을 이미 알고 있었고 그렇기에 자신의 ‘계급’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계급을 뒤엎는 것, 그 행동력의 이전에는 죽음에 대한 자각이 필요했다. 이 복제인간은 자신의 죽음이 이미 ‘예견’되였기에 ‘인간’이 된다. 하우어보다 수십배의 수명을 가진 포드가 지금 이곳에서 죽음에 맞다들었기에 당황했다면 하우어는 이미 자신의 죽음을 전제로 행동했기에 포드보다 ‘인간’적이 될 수 있었던 게 아닐가.

  /연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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