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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벌레가 나비로 되기 까지
//hljxinwen.dbw.cn  2018-07-12 10:50:09
곽지연 해림시 조선족중학교 9학년 1반

  (흑룡강신문=하얼빈)"이로써 9학년 주제반회의 막을 내리겠습니다."

  사회자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우뢰같은 박수소리가 터져나왔다. 9년동안의 학습려정에서 나는 이번 처음으로 친구와 함께 사회자역을 맡게 되였다. 그렇기때문에 나의 마음은 더욱 부풀어올랐고 더욱 알심들여 준비하였다. 처음이라서 완벽과는 거리가 먼 어설픈 미지수였다. 하지만 나의 노력 덕분에 모두가 나에게 엄지를 척하고 내밀어주었다. 나의 마음은 날듯이 기뻤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에는 이름못할 감정이 솟구쳐올랐다. 나의 어두컴컴했던 앞길을 환히 비춰주시고 나의 멘토가 되여주신 선생님, 간혹 허물이 보여도 탓하기전에 가슴으로 리해하고 관심해준 친구들이 없었더라면 나는 초중1학년때의 못난 애벌레로부터 지금의 번데기를 벗은 어린 나비로 되지 못하였을것이다.

  나는 친구들과 선생님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마음속에 사진을 찍듯이 쳐다보았다. 그들의 눈에는 기쁨으로 반짝이는 이슬이 맺혀있었다. 나는 그제서야 실감이 났다. 이제 곧 친구들과, 선생님들과 굿바이해야 한다는것을.

  졸업을 앞두고 뜻깊은 주제반회를 준비하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졸업이라는 말을 들으니 예전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선생님께서는 창가에 앉아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또한 나는 선생님의 뒤모습을 넋놓고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러나 갑자기 눈앞이 흐릿하더니 점점 선명해졌다.

  여우도 눈물을 흘린다는 겨울, 함박눈이 내리는 엄동설한이였다. 친구들은 사흘이 멀다하게 지각을 하는 나에게 '지각대장'이라는 별명까지 달아주었다. 그날 나는 평소와 다름없이 5분이나 지나서야 부랴부랴 교문안에 발을 들여놓게 되였다.

  "너는 왜 또 지각을 했니?"

  "음…"

  거친 파도가 치기전 잠잠한 바다처럼 반급에는 고요한 침묵이 깔렸다. 나는 꿀 먹은 벙어리처럼 머리를 푹 숙이고 아무말도 못했다.

  "얼른 가서 운동장 5바퀴 뛰고 와!"

  늘 아무일 없었듯이 나를 너그럽게 용서해주시던 담임선생님이였지만 그날 선생님께서는 잔뜩 굳은 얼굴로 미간을 찌프리면서 호통을 치셨다.

  나는 어쩌할바를 몰라 한동안 넋이 나간 사람처럼 우두커니 서있었다. 선생님의 날카로운 눈총을 받고 나는 그저 울며 겨자 먹기로 뛰여야만 했다. 어제밤 소리없이 내린 눈은 운동장에 두터운 이불을 덮어주었다. 햇솜같은 눈바다는 발자국 하나 없이 하얗고 깨끗했다. 뛰기 싫었다. 너무 창피스러웠다.

  (선후배들이 나를 보고 비웃으면 어쩌지?)

  머리속엔 온통 여러가지 잡생각뿐이였다. 잠시 머뭇머뭇거렸지만 선생님께서도 지켜보고 계실거라는 생각에 겨우겨우 달리기 시작했다. 나는 자박자박 눈을 밟는 소리를 무척 좋아하지만 발이 눈에 푹 빠져가는 느낌이 싫었다. 마치 깊은 수렁속에 빠지는 느낌이였다. 나는 간신히 걸음을 옮기며 뛰였다. 칼을 에이는듯한 겨울바람은 내 얼굴을 스쳐지나가며 윙-윙- 불어온다. 나는 로신의 "길은 원래부터 있는것이 아니라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차차 생겨난것이다."를 반복하면서 자신을 위로하였다. 지금 눈우에서 달리고 있는 나도 어쩌면 다른 사람을 위해 길을 개척해가고 있으니깐. 마지막 한바퀴가 남았는데 나는 온몸의 기운이 모두 빠져나간듯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더이상 뛰면 숨이 막힐것 같았다. 선생님이 얄미워났다. 왜 하필 오늘같은 날씨에 나에게 벌을 주시는가? 선생님의 기분이 좋지 않으셔서 이러시는것일가? 선생님께서 혹시 갱년기라서 이러시는것일가?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났다. 더는 뛰지 못하고 나는 마지막 한바퀴를 걷고만 말았다. 발소리를 쿵쾅거리면서 반급으로 돌아왔다. 선생님께서도 더는 잔소리를 하지 않으셨다. 이 일로 하여 나와 선생님 사이에는 보이지 않은 장벽이 생겼다. 눈깜박할사이에 한학기가 지나갔다.

  … …

  "친구들이 돌아오면 감기에 걸리지 않게 조심하라고 말해주세요."

  선생님께서는 상냥한 어조로 나에게 부탁하시고는 반급을 떠났다. 순간 나는 고추냉이를 먹은듯 코끝이 찡해나면서 그동안 선생님에 대한 화가 봄눈 녹듯 사라졌다.

  (전번학기 나더러 운동장을 뛰여라고 하신 선생님께서는 아마도 나를 걱정하셨을것이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선생님을 원망만 하였네… )

  그렇다. 사실 잘못을 한것은 나였다. 늘 선생님께서 용서해주실것이라고 철썩같이 밑고 있었기에 지각을 밥먹듯이 했었고 또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다. 또 어찌 보면 내가 그 5바퀴를 뛰게 된것도 당연한 일이 아닐가싶다. 내 생각이 짧았던것 같다. 오직 나의 립장에서만 생각하고 선생님을 원망했던 내가 너무도 유치했다. 이윽고 그 친구들은 숨을 헐떡거리며 돌아왔다.

  "생님께서도 정말…."

  "아이구, 힘들어죽겠네!”

  내 예상대로 여기저기서 선생님에 대한 불만폭탄이 터져나왔다. 하지만 나의 마음은 선생님에 대한 존경으로 벅차올랐다.

  민들레씨도 때가 되면 바람에 흩날려 여기저기 흩어지듯이 우리도 이제 곧 3년간의 시간을 함께 해온 선생님들과 친구들과 리별하게 된다. 2개월 남짓한 시간을 앞두고 나는 다시 한번 내 마음속의 일기책을 조용히 펼쳐본다…

  /지도교원 백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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