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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러시아, 승부차기 끝 8강행…'무적함대' 스페인 잡았다
//hljxinwen.dbw.cn  2018-07-02 09:28:51

  (흑룡강신문=하얼빈) 일요일, (이하 현지 시간), 모스크바. 도저히 믿을 수조차 없을 만큼 황홀한 일이 현실이 되었다. 러시아가 스페인을 꺾고 월드컵 8강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러시아는 연장전까지 이어진 경기 끝에 펼쳐진 승부차기에 침착하게 임했고, 그 결과 스페인을 제치고 8강 진출권을 거머쥐었다. 스페인은 러시아보다 우세한 경기를 펼쳤음에도, 확실하게 득점을 성공시키는 ‘킬러 본능’이 부족한 데 대한 대가를 치르며 이번 대회를 마무리하게 되었다.

  약 2주 전, 이번 대회가 개막할 때만 해도 푸틴 대통령조차 러시아 대표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낮아져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당시 러시아는 앞선 7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승리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대표팀에 대한 러시아 국민들의 기대감은 하늘을 찌를 듯이 높아졌다. 이고르 아킨페예프가 스페인과의 승부차기에서 코케와 이아고 아스파스의 슈팅을 막아내는 활약을 펼친 후, 다가오는 토요일 소치에서 크로아티아와 8강전을 치를 주인공은 스페인이 아닌 러시아가 되었다. 만약 러시아가 크로아티아에게도 승리를 거둔다면 러시아는 스웨덴, 스위스, 콜롬비아, 잉글랜드 가운데 한 팀과 준결승을 치르게 될 터이다. 이제, 러시아는 스스로를 믿기 시작했다.

  러시아의 월드컵 여정이 16강에서 끝나는 듯했던 시기도 있었다. 러시아가 전반전 12분만에 자책골로 실점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베테랑 수비수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가 우왕좌왕하며 세르히오 라모스와의 몸싸움에만 집중하다가 도리어 자책골을 기록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수비적인 전략으로 경기에 나섰던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경기 초반부터 크게 타격을 입게 된 것이었지만, 전반전 종료 직전 아르템 주바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면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놓는 데 성공했다. 이후 러시아는 끈끈한 수비력으로 남은 경기 시간을 버텨냈고, 승부를 연장전까지 이어갈 수 있었다. 연장전에는 스페인이 페널티킥을 요구했으나 VAR의 판정에 따라 페널티킥이 주어지지 않았으며, 결국 승부차기까지 이어진 끝에 러시아가 스페인을 꺾고 8강 진출을 확정했다.

  VAR 판정에 논란의 여지가 있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페인이 스스로를 탓할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스페인에게 이번 대회는 처음부터 불운의 그림자가 드리워 있었다. 훌렌 로페테기 전임 감독이 러시아 월드컵이 끝난 뒤 레알 마드리드를 맡겠다고 합의했다는 사실이 포르투갈과의 조별 예선 1차전을 불과 3일 앞두고 밝혀졌기 때문이었다. 이에 갑작스럽게 로페테기가 경질되고 페르난도 이에로 감독이 그 빈자리를 메우게 되었으나, 조별 예선 단계에서 포르투갈, 모로코와 잇따라 무승부를 거두고 이란에게 겨우 1-0 승리를 거둔 이후 이에로는 (스페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의 단단한 수비벽을 뚫어낼 묘책을 전혀 가지고 있지 못한 듯했다.

  지난 토요일, 다비드 실바도 이번 월드컵에서 스페인의 가장 큰 문제에 대해 “버스를 세운” 상대를 극복하는 데에 어려움을 보이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16강전에서 러시아는 보다 새로운 차원에서 ‘버스를 세우는’ 방식으로 스페인을 상대하는 전략을 내세웠는데, 이는 5-4-1을 바탕으로 전방에는 주바만 외롭디 외로운 타겟맨으로 남겨 두겠다는 전술이었다. 깊게 내려앉은 수비진의 중심에는 이그나셰비치와 일리야 쿠테포프가 있었고, 그 덕분에 스페인은 1,000번이 넘는 패스를 하고도 다시 앞서나가는 득점을 기록하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가운데, 스페인에서는 이스코가 모든 것을 지휘했다. 문제는 이스코의 주변에서 번뜩임이나 눈에 띄는 움직임이 거의 포착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모로코나 이란과의 경기에서도 그랬지만, 다비드 실바의 움직임이 이상할 정도로 무거워 보였다. 다비드 실바, 코케, 마르코 아센시오는 공을 잘 지키기는 했으나 의미 없이 점유하고 있는 경우일 때가 너무 잦았다. 러시아의 수비가 단단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스페인이 무적함대로서의 위용을 과시하던 2008-2012년간의 빠른 속도나 청산유수와 같은 흐름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또한, 그때와 같은 통제력이 없었던 것도 마찬가지다.

  러시아의 유일한 공격 전술은 어떻게든 주바에게 공을 연결해 주면, 196cm의 주바가 라모스, 제라르 피케와 몸싸움을 벌이며 시간을 버는 동안 지원군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알렉산드르 골로빈의 슈팅이 골문 옆쪽으로 빗겨 갔던 경우만 제외하면, 전반전에 러시아가 하프 라인을 넘어 스페인의 진영을 밟았던 적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그 몇 안 되는 가운데 마리오 페르난데스가 우측에서 코너킥을 얻어냈고, 알렉산드르 사메도프가 코너킥을 찬 순간 주바가 헤더를 시도하려고 높이 떠올랐을 때, 피케의 팔에 공이 맞고 말았다. 네덜란드 출신 주심은 페널티킥을 즉각 선언하지 않았고, 피케도 의도적으로 팔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였지만 그런 식으로 팔을 뻗는 것은 문제가 되기 마련이다. 결국 주바가 페널티킥에 성공하면서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후반전은 스페인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일방적으로 경기를 주도했지만 득점으로 마무리하기까지의 ‘리듬’을 찾는 데에는 실패했다. 다비드 실바를 대신해 투입된 이니에스타는 스페인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으로 출전하게 된 경기에서 아킨페예프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슈팅을 시도하였으나 득점에 실패했고, 아킨페예프는 아스파스의 2차 슈팅까지 막아내는 활약을 펼쳤다. 그토록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으면서도, 끝내 스페인은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에 있었던 승리를 잡지 못한 채 90분을 모두 소진하고 말았다.

  결국, 연장전 끝에 승부차기가 펼쳐졌다. 복권이었을까? 아니면 러시안 룰렛이었을까? 둘 중 어느 쪽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러시아에서 승부차기에 나섰던 네 명의 키커들에게서는(페도르 스몰로프, 이그나셰비치, 골로빈, 데니스 체리셰프) 모두 침착함이 느껴졌다. 스페인에서도 경험이 많은 이니에스타, 피케, 라모스는 아킨페예프와의 승부에서 승리했지만, 코케와 아스파스는 아니었다. 아킨페예프가 코케의 슈팅을 막아내고, 마지막 키커였던 아스파스의 슈팅까지 다리로 막아내면서 러시아의 8강 진출을 확정했던 것이다. 그러나 축하 파티를 열기는 아직 이르다. 기대는 더욱 높아졌고, 러시아는 더 높은 목표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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