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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32·종결편] 개혁개방 40년, 달라진 두 ‘얼굴’
//hljxinwen.dbw.cn  2018-05-22 10:51:07
 
 

▲사진= 둥관의 거리. /이수봉 김호 기자

  

  (흑룡강신문=하얼빈) “문득 밤사이 봄바람이 부는가 싶더니 온 나무마다 배꽃이 피었네”(忽如一夜春風來,千樹萬樹梨花開).

  중국에서 개혁개방 이후 발전사를 다룰 때 자주 인용하는 당나라 시인 잠삼(岑參)의 시 구절이다. 1978년 본격화한 개혁개방은 봄바람처럼 중국 대륙에 발전의 씨앗을 틔웠고, 그 싹은 엄청난 속도로 자라나 기적의 꽃을 피웠다.

  기자는 2005년 흑룡강신문사 창사 50주년을 맞으며 조직한 ‘중국 한겨레사회를 가다’ 취재팀 일원으로 광둥 지역을 방문한 적 있다. 올해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아 특별취재차로 지난해 12년만에 다시 찾은 광둥, 11월초부터 약 보름동안 광저우, 둥관, 선전 취재길에서 받았던 인상깊은 점을 부분적으로 적는다.

  ‘푸른 하늘 맑은 공기’ 스모그 NO

  눈부신 경제성장과 함께 녹색 친환경생태산업 보호의 두마리 토끼를 잘 잡은 점이 돋보였다. 북방의 중공업 도시에 거주하는 기자는 수년전부터 황사와 스모그란 무시무시한 대기오염에 시달려오며 ‘세계공장’이라 불리우는 둥관은 더 막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 둥관의 거리에서 미화원이 녹화작업을 하고 있다. /이수봉 김호 기자

    

  막상 도착해보니 원래 생각했던 하늘을 찌를듯한 촘촘히 늘어선 굴뚝은 전혀 보이지 않고 가는 곳마다 화초와 수목들이 만발해 공기가 아주 청신했다. 남방지역이라 잎이 무성하고 가지가 촘촘히 늘어서 포만감이 듬뿍 보였다. 거리에서는 환경미화원들이 나무에 물을 주고 가지를 정성스럽게 다루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꽃의 도시’로 불리는 광저우 녹지율은 41.5%, 선전은 45.08%, 둥관은 46%로 전부 중국내 생태환경이 가장 좋은 50위권 도시에 들어있다.

  선전시의 주요 도로인 선난대도 녹지대는 너무 넓어서 채마전을 방불케 하고 도심에 있는 공원을 다니다 보면 열대우림에 들어온 것과 흡사했다. 선전시 도심 부동산 가격이 제곱미터당 평균 10만 위안을 호가하는 터라 도심에 엄청한 면적의 공원과 녹지대를 건설하는 것에 의구심이 들 정도였지만 선전 개혁개방 40년 사상 줄곧 ‘녹색도시’의 랜드마크를 이어왔다고 하니 해석이 좀 되기도 했다.

   

▲사진= 각종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선전의 예술거리/ 이수봉 김호 기자

   

  젊음과 활력, 문명의 창업도시

  우선 포옹력이 돋보였다. 광저우에서 취재를 다니며 여러번 이용했던 택시, 택시기사들의 한결같은 미소와 부드러움이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중국의 최북단에서 왔다고 하자 그 추운 지방에서 어떻게 사느냐며 가족들 데리고 다 광저우에 이사와 살라고 웃으며 얘기한다. 그만큼 외지인에 대한 배타심이 없었다. 이는 둥관과 선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마디로 경제가 발달한 지역일 수록 사람들의 사유가 열려 있고 수용력이 강했다. 이런 분위기는 호황을 누리는 중고급 일식집에서도 느껴졌다. 일본제를 선호하고 집에서도 일본산을 많이 쓰지만 입으로만 ‘소일본’이라 욕하는 편협적인 애국심 생색을 내는 사람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다음으로 선전의 젊음과 활력에 놀랐다. 젊은 도시에 걸맞게 거리 곳곳, 상가, 지하철, 버스 어디를 가나 젊은이들만 보였다. 선전시 상주인구 평균 연령이 32.5세라는 점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 해마다 수십만 명의 대졸생들이 쏟아져 들어온다고 하니 가히 그 정도를 가늠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젊은 피들로 글로벌 도시경쟁력 6위를 이루고 혁신능력 1위, 마천루에 둘러싸인 첨단국제도시로 탈바꿈하지 않았나 싶었다.

  마감으로 문명 정도이다. 개혁개방으로 짧은 시간에 부를 이뤘지만 문명정도는 부에 비해 너무 뒤떨어졌다고 다들 말한다. 하지만 선전에서 겪은 일들은 이런 생각을 완전 뒤집었다. 선전에 있는 한 지인을 만나러 갈때 있었던 일이다. 취재진 일행이 지하철을 타고 입구를 빠져 나올때 한 남자가 핸드폰을 주었다며 보안요원에게 넘기고 자리를 떳다. 어떻게 처리하나 궁금한 취재진이 잠간 기다릴 무렵 여자 두명이 다가와 혹시 폰을 보지 못했냐고 묻는다. 보안요원이 분실한 폰에 전화를 걸어 확인하라고 한다. 전화를 걸고 바로 통하자 폰을 넘겨준다. 고맙다고 괜찮다며 인사를 주고받는 모습에서 훈훈한 정이 엿보였다.

▲사진= 보안요원한테서 분실한 핸드폰을 돌려받고 있다. /이수봉 김호 기자

  

  다음으로 중국에서 가장 흔한 도로를 무단 횡단하는 일이 선전에서는 보기 드물었다. 사람들 전부가 신호등을 잘 지키고 있었다. 간혹 어쩌다 빨간 등을 무시하고 건너가다가 뒤를 돌아보고 한사람도 따라 건느는 사람이 없자 엉거주춤하고 원 자리로 돌아오는 사람도 보였다. 신호등이 없는 작은 갈림길에서는 차가 항상 행인에게 양보하는 모습이었다. 먼저 지나갈 수 있음에도 불과하고 차는 일단 먼저 멈추고 행인들에게 지나가라고 손짓하는 모습, 행인이 지나가면서 기사에게 엄지손가락을 내보이며 사례하는 모습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었다. 한마디로 경제와 걸맞는 사회문명 도덕이 선전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다.

  광둥겨레사회의 명암

  광둥지역에는 조선족 10여 만명과 한국인 4만명 정도를 비롯해 15만 명 규모의 한겨레사회를 이루고 있다. 과거 12년전 광둥지역 방문과 달리 이번 취재길에서 받은 직감적인 감수가 한국교민들이 많이 빠져나가고 한국인사회 자체가 많이 위축되어 있는 점이었다.

  광저우 위안징루 코리아타운, 한국주재원들이 많이 거주했다던 선전 처궁좡묘 등 한인들이 많이 집중된 곳곳에서 부동산 임대, 매각 포스터가 붙었고 상가들은 썰렁해보였다.

  선전코트라 정준규 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후, 한국기업들의 광둥진출이 많이 주춤해졌어요. 중국의 고속성장에 따른 인건비 급성장, 노동보험적용 등이 투자원가 부담을 크게 늘린 거죠. 기술력이 낮은 노동밀집형 산업은 이제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으로 전부 이전할 수 밖에 없어요”라고 말하면서 “사드갈등이 해소되면 앞으로 광둥지역에서 IT, 문화콘텐츠, 소비재 등 면에서 한국기업들의 선전이 기대됩니다”라고 말했다.

▲사진= 선전코트라 정준규(왼쪽) 관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수봉 김호 기자

   

  이와 반면 조선족사회는 초창기 아픔과 성찰을 거쳐 이제는 이성적이고 자숙해지는 모습을 갖춰가고 있었다. 광둥지역에 상주하는 많은 사람들이 현지에서 아파트를 사고 여유있는 삶을 보내고 있었다. 조선족연합회, 친목회, 동호회 각 단체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서고 정기 모임을 갖는 점이 조선족사회가 엄청 발전해왔음을 의미해주고 있었다. 인민페 억을 단위로 매출을 올리는 조선족기업인들도 수십명 나타나 광둥겨레사회 강심제 역할을 하고 있었다. 광저우한국국제학교 설립에 한 조선족기업인이 천만위안(한화 약 17억)을 한꺼번에 기부한 통 큰 사례가 이런 점을 잘 시사해주고 있었다. 그 기업인은 이름을 절대 밝히지 말라고 신신 당부했다고 한다. 하지만 민족교육과 문화전통 계승이 큰 숙제로 남아 있었다.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무려 강산이 네번 변하면서 이뤄진 개혁개방의 전초기지 광둥, 그곳에서 형성되고 발전해가는 겨레사회, 앞으로 40년후 그 모습이 궁금해진다.

  /본사 특별취재팀 이수봉 김호 진종호 김련옥 이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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