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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끼지 말자
//hljxinwen.dbw.cn  2018-04-16 10:41:18

  (흑룡강신문=하얼빈)삶에 있어 어떤 것이든 아끼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건 각자의 리유가 있을 것이다. 려행을 위해 돈을 모을 수도 있고 너무 맛있어서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음식인데 다이어트 중인지라 자제해야 할 상황일 수도 있다. 아니면 정말 우리 집 사정처럼 칭찬을 받아본 적이 별로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남에 대한 칭찬을 아끼는 경우도 있다. 모르는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친구의 댓글을 모욕적으로, 인신공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대신 나는 아끼지 않기로 한다. 특히나 아끼다 보면 똥 될 이 네 가지는 더더욱.

  1. 옷

  원래도 옷가게에서 마음에 드는 옷들을 다 집어다가 하나씩 입어보고 한두 개만 골라서 구매하는 편인데, 요즘 들어서는 그 회수도 줄고 한 번에 집어 드는 옷의 개수도 줄었다. 그러다 보니 몇 년 전에 비해 자주 입고 싶은 옷, 소장하고 싶은 옷이 옷장에 더 많아졌다. 그렇다면 항상 어떤 옷을 골라 입어도 편안하고 마음에 들어야 할 것인데 그렇지가 않다. 어떤 옷이 너무 마음에 들면 오히려 그 옷을 자주 입지 않기 때문이다. 아낄게 따로 있지, 내 돈 내고 내가 사 입는 옷이나 신발, 가방이나 액세서리를 아낀다니. 이런 멍청이가 어디 있나!

  마음에 쏙 든 색상 때문에 사놓고는 몇 번 신지도 못한 여름 운동화 한 켤레가 있다. 작년에 뉴욕에서 산 복고풍의 갈색 코트는 요맘때가 딱인데 올해 들어 처음, 오늘에서야 꺼내 입었다. 재작년에 선물로 받은 와인색 핸드백도 까맣게 잊고 있다가 지난 주말에 오랜만에 발견했다. 옷, 신발, 가방들은 정말 아끼면 똥 된다. 류행은 남이 입는 것을 따라 입는 것만이 아니다. 최대한 류행 타지 않는 아이템들만 모았다고 해도 며칠 뒤에 또 맘에 드는 것이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고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이 옷에서 저 옷으로 애정을 옮겨주는 것도 류행이다.

  더 이상 나에게 꼭 맞는 옷, 똥으로 만들지 않도록 마음껏 입어주고, 또 나보다 더 어울리는 사람에게 후회 없이, 미련 없이 새 시집보내줄 수 있을 만큼 사랑해주어야겠다. 이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최소 공간의 옷장도 완성되는 것 아니겠나?

  2. 커피

  찬장에 가득 쌓여있는 차와 커피들이 있다. 하와이 려행 때 사온 코나 커피나, 지난달에 밴쿠버 '모자 커피(Moja Coffee)'에서 사서 갈아온 그들의 커피콩. 차도 많다. 옥수수차, 허브차, 레몬차 등등. 장을 볼 때마다 새로운 커피와 차를 시도해보고 싶지만 있는 것 먼저 마셔 없애버리기 전에는 돈 랑비를 하고 싶지가 않아서 망설이게 된다. 밖에서 사 마시는 것도 물론 나름 로맨틱하고 좋지만, 우선 집에 있는 것들부터 좀 없애자. 안 마시면 류통기한 금세 찾아오고 쓰레기통으로 곧장 골인시켜야 하니까.

  3. 돈

  은퇴 후의 생활도 아예 준비 없이 될 대로 되라 할 순 없고, 몇 달 뒤로 이야기 중인 두 번의 려행도, 래년으로 계획 중인 휴식도 다 구체화시키려면 돈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월급에서 얼마는 생활비로 쓰고, 얼마는 따로 챙겨서 저금을 꼬박꼬박 해나가면 통장에 돈도 쌓이고, 쌓이는 돈만큼 마음도 두둑해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돈은 써야 돈이고 돌아야 돈이다. 써야 할 때는 써야 사람처럼 살게 해주는 것이 바로 돈이다.

  작년에 비해서 올해 년봉이 (코딱지만큼) 더 높아졌음에도 딱히 그때보다 의미 있는 소비를 하고 있지는 않다. 나에게 의미 있는 소비란 동생에게 밥을 사는 것,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하는 것 정도인데 지난주에 한번 동생한테 (반강제로) 저녁밥을 얻어먹은 것이 지금까지도 좀 신경이 쓰인다. 버는 만큼 마음이 넓어져야 할 터인데 왜 더 좁아지는 것 같은 건지. 이런 식의 돈을 아꼈다가는 안 내려가는 똥처럼 마음의 짐만 된다. 써야 할 때는 쓰자. 더 넓어지고 더 깊어지자. (매일 하루씩 먹어가는) 나이만큼, (더 높아질 미래의) 년봉만큼.

  4. 칭찬

  대화를 끌어내는 최고의 출발점이자 호감을 만들어내는 최상의 비등점, 칭찬. 듣고 자라지 못해서 많이 받아본 적이 없어서 나는 못 해주겠다는 심보와 지금이라도 많이 나눠주고 많이 베풀어서 내 삶을 가득 채우겠다는 다짐 중 하나를 고르라면 난 당연 후자를 선택하겠다. 왜 안 해도 되는 걸 굳이 하겠다는 거냐고?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를 쓴 저자 케네스 블랜차드(Kenneth H. Blanchard)는 자신의 시간 중 사람에게 투자하는 시간이 가장 가치 있다며 사람을 움직이는 칭찬의 힘을 홍보해온 사람이다. 나 또한 그의 생각과 같다. 칭찬은 사람을 움직이고 관계를 튼튼히 하고 결심에 불을 붙인다.

  일본의 속담에 "까닭 없이 칭찬하는 사람을 경계하라'처럼 까닭 없이 칭찬을 람발하는 것은 관계를 파괴하는 무서운 짓이다. 그렇지만 칭찬의 상대를 잘 알고 리해한 칭찬, 특정 행동과 선택을 인정하는 칭찬이라면 독이 될 리는 없으니 걱정 말아라.

  소셜 미디어에 맞춤화된 소통방식과 문자와 짧은 전화통화로만 하는 련락에 만족하고 있는 요즘의 나를 보면서 중학교 때 친구들과 자발적으로 나누던 편지들과 년말이나 년초에 주고받던 카드를 그리워한다. 나와 동생을 캐나다에 먼저 보내 놓고 한국 과자와 옷가지를 소포로 부쳐줄 때면 항상 박스 안에 함께 넣어 보낸 엄마의 쪽지. 시차가 달라서 전화가 힘들 때 나의 받은 편지함을 채웠던 아빠의 시. 누군가가 마음에서 지워지지 않고 밤을 새울 때까지도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을 때 나 자신을 달래고자 책상에 앉아 노트에 끄적거렸던 글들.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이렇게 따끈하게 내게 남아있는데 현실은 아이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이다. 이렇게나 다른 두 세상 사이에 껴서 친구의 한마디 댓글에 글 하나를 쓰고 있다.

  어쩌면 그 댓글이 나에게서부터 시작된게 아닐까 라는 의문이 든다. 한때는 다정하게 편지도, 카드도 주고받던 우리 사이. 언제부터 장난인지, 진심인지 헷갈릴 만큼 'ㅋㅋ'를 람발하는 댓글과 채팅창의 메시지 속에 머물게 된 걸까.

  씁쓸한 마음, 댓글에 또 다른 댓글을 달지는 않기로 한다. 나는 다른 사람한테 칭찬 듣고 들은 칭찬은 내가 이 친구에게 나누어주면 되지, 뭐. 가끔 만나 커피 마셔주고, 사는 이야기 들려주고, 련애에 대한 한 겹짜리 고민들을 나누어주는 걸로 되였다. 충분히 고맙고 고맙다.

  진짜 아낄 것은 따로 있다

  아낄 것은 따로 있다. 진짜 아껴야 할 것을 아끼기 시작하면 아끼지 말아야 하는 것들은 다 나누어주게 되여 있다. 그러니 입어야 할 옷은 입고, 마셔야 할 차는 마시고, 써야 할 돈은 쓰고, 해야 할 칭찬은 하자.

  정말 소중히 여겨야 할 것은 따로 있다. 흙으로 돌아갈 한 번뿐인 나의 몸, 그리고 몸과 련결된 정신. 좋은 말과 좋은 소리만 담아야 할 나의 입술. 돈이라는 보상보다 그 돈을 벌게 해줄 나의 열정과 꿈. 칭찬을 절대 공짜로 듣지 않고 칭찬만큼 더 열심히 사는, 따뜻한 마음은 꼭 나누고야 마는 나의 사람 같은 것들 말이다. /김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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