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고향에 돌아와 창업하기로 마음 먹은 가장 큰 리유는 늘 가족의 품이 그리웠기 때문입니다.”
연길 창성시장 서쪽 골목에 위치한 한 음식점, 사람들 눈에 크게 띄지 않는 위치에 자리했음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가게 입구로부터 구수한 냄새가 폴폴 풍겨오는 ‘시래기 초두부’집을 2년 가까이 운영하고 있는 최성일(40세), 김매화(37세) 부부를 지난 9일에 만났다.
남편 최성일씨는 남미의 한식당에서 7년간 주방일을 도왔고 또 한국에도 5년간 머물면서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외로움을 견뎌야만 했다. 오랜 외국 생활을 접은 것은 2016년, 그는 다년간 쌓은 노하우로 귀향창업의 희망찬 꿈을 한가득 안고 고향 땅을 밟았다.
그가 선택한 분야는 다름아닌 료식업이였다. 지인의 소개로 창업자금 25만원을 투자해 안해와 함께 ‘시래기 초두부’가맹점을 오픈했다.‘내 가족을 위한 음식을 료리하 듯 안전한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리념에 유기농 식자재만을 고집하다 보니 초창기 수익창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더우기 가게가 다소 구석진 곳에 위치해 이 곳을 알고 찾아오는 이가 적었다. 그렇게 첫 1년은 경영상황이 미지근하나 싶더니 그 이듬해부터는 단골손님이 생기기 시작했고 점차 입소문을 타며 고객들이 줄을 잇게 되였다.
현재 본점 조리 비법대로 만들어진 ‘시래기 초두부’를 제외한 나머지 메뉴들은 모두 주인장 내외의 아이디어로 구성됐다고 한다. “음식을 만듦에 있어 최적의 파트너는 모름지기 안해”라고 말하는 최성일씨, 그가 전날 불려놓은 콩으로 매일 아침 두부를 만들면 안해는 싱싱한 남새로 밑반찬 20가지를 만들어놓는다. 초창기에는 밑반찬 6가지를 내놓았는 데 손님들의 반응이 뜨거워 점차 가지수를 늘인 것이 20개를 넘겼고 지금도 부단히 다양한 메뉴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남녀로소 구분없이 즐길 수 있는 우리의 깊은 맛을 선보이고 싶은 마음에 밤낮 없는 연구도 몰두하고 있단다.
“우리 조선족 민속 음식을 만든다는 자부심 하나로 꾸준히 달려왔어요. 우리 모두가 즐겨찾던 추억의 옛맛 그대로를 재현하렵니다.”
아직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라며 시종 겸손함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들 부부, 앞으로도 진한 맛과 넉넉한 정으로 손님들에게 다가가고픈 바람을 전했다.
/연변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