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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아빠
http://hljxinwen.dbw.cn  2017-10-25 14:48:35

  “따르릉—따르릉—”

  귀를 찌르는 밉상스러운 알람소리가 나를 꿀잠 속에서 끄집에 냈다. 아직 날이 밝지 않은 새벽 다섯시반, 아빠가 일하러 가는 시간이였다. 비몽사몽 잠에서 깨여난 나는 이마살을 찌프리며 다짜고짜 버럭 화를 냈다.

  “아빠! 벨소리 좀 낮추지 그랬어요?”

  묵묵무답이였다. 잠시후 “삐걱-”하는 문 닫는 소리와 함께 아빠는 나갔고 나는 다시 구름따라 꿀잠에 푹 빠졌다. 내가 다시 어슴푸레 눈을 떴을때 시계바늘은 이미 1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나는 겨우 몸을 일으킨채 기지개를 쭉 폈다. 나는 핸드폰부터 손에 들었다. 시간은 눈깜짝할사이에 둬시간이 지나갔다. 우르르,쾅쾅. 천둥은 성난듯이 요란한 굉음을 내면서 란리법석을 떨었다. 비방울은 후두둑 후두둑 소리를 내며 창문에 수많은 감탄표를 찍었다. 억수로 퍼붓는 비를 멍하니 바라보며 나는 창문가에 우두커니 서있었다.

  (비가 크게 오는데 어떻게 집에 돌아오시려나…)

  창문에 턱을 받치고 있었던 나는 익숙한 기척소리에 문을 열었다.

  “우리 딸 뭐 하고 있었어?…”

  아빠의 말은 평소와 달리 힘이 없었다. 심지어 다리를 쩔뚝거리면서 집으로 들어오셨다.

  “아빠 왜 그래요?”

  아빠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대수롭지 않게 말씀하셨다.

  “일터에서 그만 발을 헛디뎌... 나는 괜찮으니까 얼른 가서 공부나 하거라.”

  아빠는 태연자약하게 걷느라 애썼지만 나는 이미 눈치를 챘다. 아빠가 심하게 다쳤다는것을.

  아빠는 걸상우에 걸터앉아 반쪽짜리 담배를 뻑뻑 빨았다. 거무스름한 연기를 뚫고 내비치는 아빠의 얼굴에는 바다처럼 깊은 우울함이 묻어났다. 뜨거운 것이 꽉 차오르면서 가슴이 먹먹해났다.

  지난 겨울 나와 함께 서로 의지하면서 살아오시던 할머니께서 갑작스레 돌아가셨다. 아빠는 생각끝에 나를 선생님댁에 맡겨두고 한국으로 가셨다. 비록 몸은 외국에 있지만 아빠는 집에서 항상 금이야 옥이야 하며 자란 내가 잘 적응하지 못할까봐 늘 걱정이셨다. 그래서 한주일에도 여러번 전화를 하셨다.

  방학이 되자 나는 아빠 만나러 한국에 가게 되였다. 난 정말 놀랐다. 아빠 혼자서 코구멍만한 단칸방에서 지내는걸 보고 나는 저도 몰래 마음이 쓰려났다. 나에게 다른 애들 못지 않게 좋은 생활을 하게 하려고 노력하지만 혼자몸이라 늘 뜻대로 잘 되지가 않아 애타하는 아빠였다.

  방안에는 어색한 침묵만 흐르고 있었다. 나는 미안한 마음에 아빠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상상도 못한 아빠의 모습에 나의 기억은 하얗게 바래졌다. 희슥희슥한 머리, 세월의 무게를 견뎌내지 못한 축 처진 어깨. 어쩌면 아빠의 몸에도 보이지 않는 창이 났지 않았을가 하는 생각이 스며들었다.

  그 후 며칠동안 아빠는 침 맞으러 병원에 출퇴근하다 싶이 자주 다녔다. 그렇지만 아빠는 내가 그 동안 심심해할가 봐 불편한 몸을 이끌고 나와 함께 영화보러가기까지 하셨다. 가끔 오고가는 사람들이 쳐다보긴 했지만 하나도 부끄럽지 않았다. 나의 아빠는 슈퍼맨이니까. 영화를 보면서 아빠는 웃었다. 오랜만에 아빠의 진정한 웃음을 보게 된것 같았다. 따뜻한 해살에 피곤하던 정신은 어느샌가 사라지고 얼굴엔 꿈같은 평온함이 찾아왔다.

  “아빠, 미안해…”

  영화를 보는 틈을 타서 나는 아빠의 귀에 대고 소곤소곤 말을 건늬였다. 늘 사춘기를 구실로 말을 잘 듣지 않았던 내가 어리석었다는걸 느끼게 된것이 요즘이였기때문이다. 아빠는 당황하셨는지 아무말도 하지 않으셨다.

  늘 행복하지 않다고 불평해하던 나였다. 나에게 주어지는 행복은 단지 한순간이고 그 행복은 오래가지 안는다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무심하면서도 따뜻한 아빠가 있어서 늘 행복한것 같다. 또 미안해하고 고마워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행복하다. 늘 나에게만 일편단심인 “바보” 아빠가 있어서…

  아빠는 딸바보이다. 나도 어쩌면 아빠바보인것 같다. 둘다 곁으로는 무뚝뚝하지만 마음만은 한결같은 부녀. 이렇듯 행복은 샘솟는 것이다.

  /곽지연(해림시조선족중학 9학년 1반, 지도교원 백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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