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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어때… 한대 맞을 때마다 6억원씩 챙겼잖아
http://hljxinwen.dbw.cn  2017-08-31 08:30:38

  (흑룡강신문=하얼빈)스포츠 역사상 최고의 '쇼 비즈니스'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전설의 복서 고(故) 무하마드 알리(미국)와 레슬링 최강자 안토니오 이노키(일본)의 매치였다. 복싱과 레슬링 룰을 합친 이상한 방식으로 열린 1976년의 그 경기는 기대만 잔뜩 부풀려 놓고 '이거, 뭐 이래'로 끝났다. 이노키는 엉덩이를 매트에 붙이고 기어다녔고, 알리는 누운 이노키의 발차기를 피해 외곽으로 돌아다녔다. 심판들은 '채점 불가'라는 결론과 함께 무승부를 선언했다.

  27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49전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40·미국)와 UFC(종합격투기) 최강자 코너 맥그리거(29·아일랜드)의 대결은 알리-이노키전 이후 41년 만에 나온 '세기의 스포츠 쇼'라고 할 만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이런 경기는 시끌벅적하다. 이번엔 선수들이 챙길 천문학적인 대전료와 스폰서십(합계 메이웨더 2200억원, 맥그리거 1100억원)이 화제가 됐고, 둘의 링 밖 말싸움도 연일 뉴스가 됐다. 다만 이번엔 정통파 복싱 룰로 대결했다는 점이 그때와 달랐다.

  ‘맞으면 복이 온다.’ 권투 최강자 메이웨더에게 복싱으로 도전한 종합격투기 선수 맥그리거의
심정이 이렇지 않았을까. 맥그리거(오른쪽)가 27일 메이웨더와의 경기에서 왼손 강펀치를 얻어맞는 모습.
맥그리거는 이 경기에서 완패했지만, 한화 1000억원이 넘는 돈을 챙겼다. 

  이날 프로복싱 데뷔전을 치른 맥그리거는 '격투기로 착각하나?' 싶은 모습을 여러 번 보였다. 맥그리거는 격투기 하듯 메이웨더의 뒤통수 쪽을 여러 차례 가격했고, 뒤에서 '백허그'도 여러 번 했다. "이러다 (격투기처럼) 메다꽂을라" 하는 탄식이 국내 팬들 사이에서 나왔다. 하지만 경기 초반엔 나름 잘한다는 평가도 받았다. 까다로운 사우스 포(왼손잡이)인 맥그리거는 리치가 188㎝로 메이웨더보다 5㎝나 길다. 1라운드만 해도 여러 차례 펀치를 적중시키고 어퍼컷도 상대 얼굴에 꽂으며 3명의 심판으로부터 우세(10-9)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1996년 데뷔해 21년간 사각의 링을 지배했던 메이웨더는 확실한 승리 공식을 갖고 경기에 나선 상태였다. 메이웨더가 초반에 약간 몰린 건, 상대의 복싱이 오래가지 못할 거로 보고 수비적 경기를 했기 때문이었다. 메이웨더는 4라운드부터 힘과 스피드가 빠진 상대를 몰기 시작했다. 9라운드 중반부터는 맥그리거의 다리가 풀렸다. 메이웨더는 이를 놓치지 않고 10라운드에 강펀치를 잇달아 꽂았다. 심판은 경기 중단을 선언(TKO)했다. 복싱 전설과 초보의 어쩔 수 없는 클래스 차이였다. 메이웨더는 이날 총 320회의 펀치를 날려 170회 적중(53%)시켰다. 반면 맥그리거는 430차례 펀치를 날려 111회만 적중(26%)시켰다. 맥그리거는 경기 후 "중단 안 됐으면 내가 결국 메이웨더를 다운시켰을 것"이라며 약간의 불만을 표했지만 그리 속상한 표정은 아니었다.

  메이웨더 대 맥그리거 복싱 대결 정리 표일부에선 "진정한 승자는 맥그리거"라는 말도 나왔다. 초보 복서이자 패배자인 맥그리거가 이날 실제 시간 40분여 경기로 벌어들인 1100억원은 그가 UFC 한 경기에서 벌어들인 최고 수입(33억원)의 약 33배다. 그가 지금까지 UFC 무대에서 번 대전료 총액은 110억원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패자'라는 말이 나올 법한 상황이다.

  메이웨더는 결국 TKO 승리를 거둬 복싱 인생에 화려한 마침표를 찍었다. 복싱 사상 최고의 아웃 복서로 꼽히는 메이웨더는 경기 후 "맥그리거는 강한 상대였다"면서도 "경기 내내 모든 것은 내 계획대로 진행됐다"고 했다. 2015년 9월 은퇴를 선언했다가 이번 경기를 위해 복귀한 메이웨더는 50전 전승(27KO)이라는 불멸의 기록을 세웠다. 그는 "이젠 진짜 은퇴한다"고 선언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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