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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http://hljxinwen.dbw.cn  2017-08-28 09:48:24

  (흑룡강신문=하얼빈)나에게는 고약한 버릇이 하나 있다. 저녁에 잠잘 때면 나는 한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열심히 '다리차기운동'을 한다. 이불은 나의 '다리차기운동'때문에 매일 '벼랑'에 떨어지는데 그 덕분에 나는 밤마다 추위에 떠는 불쌍한 고양이마냥 옹크리고 잔다. 그래서 아침이 되면 또 할머니의 잔소리가 내 귀를 간지럽힌다.

  “쯧쯧~~~ 너 또 이불을 차 던지고 잤구나! 그러니까 오고가는 감기에 다 걸리지.”

  “ 그게 감기하고 뭔 상관이예요?”

  감기를 달고 사는 나지만 나는 할머니의 잔소리는 듣기 싫다.

  엄마는 내가 아기 때 아빠와 헤여져 어디론가 떠나버리고 아빠는 남방으로 돈벌이를 가셨다. 나는 5년간 쭉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생활해왔다. 5학년이 되니 사춘기가 시작되는지 할머니의 한마디한마디가 더 귀에 거슬린다.

  “정이야, 어서 일어나야지, 학교 늦겠다.”

  “정이야, 야채도 먹어야 키가 쭉쭉 크지.”

  “정이야, 어서 숙제 해. 놀지만 말고…”

  “정이야, 오늘 옷 많이 입어. 감기에 걸릴라…”

  정말로 짜증난다.

  아닌게 아니라 나는 할머니의 말대로 또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먼저는 '기침'의 공격으로 목이 부어서 물 한모금도 넘기기 어려웠고 또 한번은 '코물'의 공세로 줄줄 흘러내리는 코물때문에 수없이 코를 닦다보니 빨간 원숭이엉덩이가 되버렸었고 며칠전에는 '고열'의 진공으로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한채 병원으로 실려갔었다.

  피도 뽑고 ct도 찍고 난후 의사선생님은 독감이라고 말씀하시며 엄중하면 페염으로 전이될 수도 있다고 하셨다.

  의사선생님의 말을 듣고 계시던 할머니의 눈은 벌써 촉촉히 젖어들었다.

  “저녁마다 이불도 안덮고 자더니…”

  “옷 많이 입으라 해도 말을 안듣더니…”

  “야채도 안먹고 음식을 가리더니…”

  할머니의 잔소리가 또 시작되였다. 하지만 오늘은 왜서인지 짜증이 나지 않고 할머니의 말씀이 따뜻한 봄바람처럼 가슴까지 포근해온다.

  70세가 넘는 할머니는 오늘도 지친 몸으로 병원계단을 오르내리며 입원수속을 밟는다. 약을 받아온다. 일용품을 준비한다 하며 눈코뜰새없이 바삐 돌아치신다.

  침대에 누운채 할머니의 뒤모습을 바라보는 나의 눈이 어느새 촉촉히 젖어들기 시작했다.

  ( 할머니, 미안해요! 이제부터 할머니 말씀 잘 듣고 감기 안 걸릴테니 오래오래 건강하게 내곁에 계서야야 해요? )

  /강정이(할빈시 도리조선족중심소학교, 지도교원 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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