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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
http://hljxinwen.dbw.cn  2016-12-19 16:08:58

  (흑룡강신문=하얼빈)동년시절 해마다 청명이면 마을 동쪽에 있는 욍대산으로 집집마다 산소에 가토하러 가군 했다. 나는 조상들의 산소가 외지에 있으므로 친척집의 동갑내기와 함께 산으로 가군 했다. 아침이면 산으로 가는 길에는 동네사람들이 음식보퉁이를 이고 삽을 메고 줄지어서군 했다. 어른들의 뒤에는 조무래기들이 까맣게 따라서는데 나도 그들속에 끼이였다. 산으로 가는 날이면 나는 내 나이 세살에 세상을 떠나버린 어머니 생각에 마음이 아파 비록 어머니의 산소는 아니여도 숭엄한 기분에 사로잡히군 했다.

  마을의 산소는 욍대산 동쪽 양지바른 언덕에 있었다. 우리가 산으로 가면 때이르게 봄맞이를 한 언덕에는 이름모를 봄풀들이 뾰족뾰족 돋이나 있고 어디에선가 불어오는 미풍이 가슴을 후려하게 했다. 탁 트인 치훌리벌이 아득하게 펼쳐지고 빠훌리강 철다리우로는 화물차가 달리고있었다. 집집마다 산소가 있다 보니 산에는 마을 사람들로 북적였다. 어른들은 먼저 무덤우에 와자자하게 자란 잡초를 뽑아버리고 쥐구멍이며 여우가 파헤친 자리를 메우고 가토를 시작했다.

  우리는 사실 어른들의 일에는 관심이 없었다. 빨리 일이 끝나고 가지고 간 음식보자기를 풀기를 고대하고 있었다. 가토가 끝나면 우리는 어른들이 시키는대로 마음에도 없는 절을 꾸벅꾸벅 했다. 어떤 급한 아이는 제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음식에 손을 댔다가 중대가리를 짝짝 얻어 맞기도 했다. 제사가 끝나면 몇집이 한 동아리가 되여 무덤주위에 모여 앉아 음식을 나누어 먹기 시작한다.

  그때는 모두가 가난할 때라 평시에는 고기나 과일이 귀했다. 하지만 청명날 산소에 갈 때만은 달랐다. 집집마다 고기도 한칼 사고 과일도 준비했다. 하여 청명은 우리 조무래기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명절이였다. 어른들은 술잔을 돌리다가 우리 아이들에게도 산소에 왔으면 꼭 술을 먹어야 하며 산소에서 먹는 술은 취하지 않는다고 술을 권하기도 했다. 하여 버드나무집의 코빨개 동주는 술을 두잔이나 마시고 그 자리에 고꾸라져 일어나지도 못하고 바지에 오줌을 싸갈기도 했다. 우물집 팔용이는 술을 마시고 취하여 아버지 보고 야, 자, 하다가 음식도 먹지 못하고 빌빌 울면서 산아래로 쫓겨 가기도 했다.

  오후가 되여야 끝나군 하던 산소의 술자리는 마을로 돌아오는 길에 여러가지 웃음거리를 만들군 했다. 황목수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놀부타령을 줄기차게 뽑아 조상산소에 갔던 놈이 슬퍼할 대신 노래를 부른다고 마을사람들에게 질탄을 받고 술에 만취한 김대장은 집으로 온다는것이 한족동네에 들어가 지나가는 녀자에게 걸고들어 엉터리 도리를 따지다가 귀쌈을 얻어맞기도 했다.

  즐거웠던 지나간 청명절, 그때는 그래도 집집마다 산소가 있어 마을 사람들이 모일수 있었고 자식들에게 조상을 높이 모시는 미덕을 가르칠수 있었지만 지금은 청명절이라도 산소에 갈 사람도 음식을 나눌 사람도 없는 시절로 변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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