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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수상작]가을하늘에 기대여
http://hljxinwen.dbw.cn  2014-12-31 15:58:57

  녀성수필 응모작품

  가을하늘에 기대여

  동녕 김옥

  (흑룡강신문=하얼빈)홀로 가을을 걷는다. 가을이 간다. 잘랑잘랑 터전의 깨들이 영근 가을을 전한다. 벌레들의 수다가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남으로 날아가는 기러기들이 저문 길 재촉한다. 락엽보다 더 쓸쓸한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깊어가는 가을밤을 더 슬프게 한다.

  며칠전, 방취제 시험의 추첨결과가 나왔다. 수험증번호를 넣고 누르자 창에 ‘이 번호는 추첨에 당선된 번호입니다.’라는 구절이 떠올랐다. 보는 사람마다 나에게 좋은 기회가 차례졌다며 축하를 보낸다…

  지난 7월의 어느날 있었던 일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날 여러 사람들과 함께 점심을 먹게 되였는데 바른말을 잘하기로 소문난 리씨가 날보고 “똑똑해 보이는 사람이 왜 아직도 촌에 있는가”고 묻는것이였다.

  “하하하...호호호...” 상에 앉은 여러사람들의 웃음소리가 터졌다. 그속엔 나의 어색한 웃음소리도 섞여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나의 마음은 착잡하기 그지 없었다. 내가 왜 아직도 촌에 있을가? 정말 촌의 일을 위하여 나가지 않았을가? 아니면?

  교사일을 그만둔지도 벌써6년. 학생래원 고갈로 마을 학교가 다른 학교에 합병당하면서 나는 실업당하고 말았던것이다. 그러나 줄곧 남들이 다 나가는 외국으로, 연해도시로 나가지 않았다. 아들애를 친척집 떠돌이신세로 만들고싶지 않았던것이다. 또 교사로 있을 때 부모가 곁에 없는 애들이 기로에 빠지는것을 너무나 많이 보아왔기때문이였다.

  선들바람에 화사하게 핀 늦가을 국화가 춤춘다. 바람따라 가을 해님이 가득 채워준 보라색 향기가 물씬물씬 풍겨온다. 단풍나무잎은 온 산을 붉게 태우더니 꽃잎처럼 떨어져 내려 바람따라 간다.

  결혼 1년후 남편이 잘 살아보자며 먼저 러시아 장사길에 올랐다가 다시 한국으로 나갔다. 처음에는 소비돈도 가끔씩 보내고 전화도 잘 하던 남편이 전화가 점차 줄어들더니 4년이 되는 해에는 리혼 통지서를 보내왔다. 홀로 힘들고 낯선 타향에서 고독과 외로움을 견딜수가 없단다. 러시아에서 5년, 한국에서 5년, 10년 타향살이가 정말 힘들었을것이다… 이것이 아들애와 가정을 지키며 집을 떠나지 않았던 평범한 생활이 나에게 주는 대가였을가? 세월을 탓할가? 아니면 나자신을 탓할가? 남모르게 눈물 흘리며 밝히던 밤은 얼마였던가?…

  지금도 먼저 나간 언니들이 빨리 한국으로 나오라고 재촉한다. 하지만 나는 그때마다 애가 좀 더 큰 뒤에 보자고 한다. 그러면 언니들은 “너 좀 자신을 위하여 살아보라”고 한다. 정말 난 여태껏 남을 위하여 살았던가? 아니야, 나도 가정을 위하여, 나의 작은 꿈을 위하여 살아왔다. 꽃피는 저 언덕우에 작은 초가집 짓고 사랑하는 부부가 아들애와 함께 그리고 나의 교사일을 열심히 하면서 사는 작고 평범한 꿈이 있었다.

  리혼후 난 더욱 아들애를 두고 떠날수 없었다. 인젠 아들애도 15살이다. 다 컸다고 하지만 금방 사춘기이다. 어릴 때는 어려서 떠날수 없고 좀 크니 사춘기가 근심되여 못떠나고 고중에 입학하면 대학 입시준비에 바쁜 애의 시중을 들어주느라 못 떠난다고 선배들이 말한다.

  그래도 난 후회가 없다. 힘들더라도 나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나는 지금 또 새 직장에서 일하고있다. 아들애와 함께 있을수 있는 일이다. 아들애가 홀로서기에 능숙할 그때 나도 떠날것이다. 외국이라든가 아니면 연해도시로 나가 나의 작디작은 꿈을 위하여 살아보리라. 비록 늦었지만 제2인생을 위하여 노력할것이다. 나는 저금도 없고 아파트도 없다. 가난은 무죄라고 스스로 자신을 위안한다. 괴로와하거나 슬퍼하지도 않는다. 시기도 질투도 하지 않는다.

  저 언덕우에 홀로 피여있는 들국화 한포기가 눈에 안겨온다. 저만큼 떨어져 홀로 피여있지만 고독하거나 쓸쓸하지 않다. 무더기로 있는 다른 국화들 못지 않게 활짝 피여나 진한 향기를 풍기고있다.

  그래, 결코 후회없는 나만의 삶을 살리라!

  그처럼 흔하디 흔한 꽃을 피워보지 못한채 나만의 가을은 간다.

  슬프도록 아름다운 가을이다.

  “녀성 수필 공모”

  흑룡강성 동녕현 조선족 소학교 신매화(申梅花)

  전화:13763625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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