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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수상작]나는 엄마니까
http://hljxinwen.dbw.cn  2014-12-31 15:58:59

  녀성수필 응모작품

  나는 엄마니까

  (가목사) 김인자

  (흑룡강신문=하얼빈)내 또래 친구들은 열에 다섯은 손군들을 돌보느라 정신이 없다. 나도 그 다섯속에 속한다. 그런데 다른 친구들은 자식들이 퇴근하고 집에 와서 손군들을 데려갈 때면 “길이 미끄러우니 애를 데리고 조심해 가거라”는 말을 밥먹듯 곱씹고도 시름이 놓이지 않아 베란다로 나가 창문너머로 자식이 제집으로 가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본다지만 나는 그렇지가 않다. 나는 퇴근한 딸이 와서 손녀를 안고 출입문을 나서기 바쁘게 달음박질치다싶이 내방으로 달 려들어가 컴퓨터앞에 앉지 않으면 사진기를 꺼 내들거나 스케이트를 어깨에 걸치고 밖으로 나갈 준비에 바쁘다. 하루종일 손녀를 돌보다보니 내가 해야 할일이 태산같이 밀렸으니 말이다.

  하긴 내라는 이 녀자는 흥취가 다방면이여서 하고싶은 일이 많고 또 어떤 일에 접어들었다 하면 거듭되는 성취감을 맛보기 위하여 분주스 레 돌아치다보니 단위의 동료들이나 주변사람 들로부터 무지무지 일욕심이 많다는 소리를 자주 들어왔다. 어릴 때 나는 기자도 되고싶었고 작 가도 되고싶었고 미술가, 건축가도 되고싶었고 지어는 국가를 대표하는 운동선수가 되는 꿈도 꾼적 있었다.

  70년대말 대학시험제도가 회복되자 녀자나이 서른이 된 나에게도 요행 대학으로 갈 기회가 차례졌다. 그때 나는 이미 결혼하여 세살나는 딸애까지 있는 엄마의 몸이건만 꿈에도 그리던 대학입학통지서를 받아쥐자 몸도 마음도 날것만 같이 기뻤다. 그런데 학교로 떠나기 하루전 딸애가 급성페염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였다. 당시 남편도 대학교에서 교편을 잡느라 바쁜 몸이여서 나는 하는수없이 딸애를 보살피느라 보름이 지나서야 학교로 떠날수 있었다. 그렇게 공부를 하며, 출근을 하며 딸애를 키워왔다.

  딸애가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배치받게 되자 나도 퇴직나이가 되였다. 나는 이제야 시름을 활 놓고 내할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대학에서 전자계산기를 전공했기에 수십년간 은행계통에서 컴퓨터를 다뤄왔다. 그래서 퇴직 후에는 컴퓨터와 한몸이 되여 나만이 누릴수있는 세계를 만들어가리라 작심했다. 한편 촬영, 록상애호가인 나는 퇴직후에 반드시 직접 찍어야 할 명승고적들을 지도책에 수없이 동그라미를 쳐놓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나는 여러해전부터 여름철에는 롤라, 겨울철에는 스케이트를 돈을 주며 선생을 전문 모시고 배웠었다. 그러니 롤라와 스케이트로 신체단련도 절대 게을리 하지 말아야 했다.

  그런데 엄마라는 사명감은 나의 꿈을 또 한번 무깍지로 만들어 버렸다.

  딸이 커서 시집을 가자 손녀가 태여났다. 같은 도시에 사는 딸과 사위는 전문 애를 보는 보모를 두겠다고 했지만 그 어린 살점을 남에게 맡긴다는것이 시름이 놓이지 않았다. 그래서 내꿈은 다 접으면서 내가 애를 봐주겠다고 자진해나섰다. 실로 나이 들면서 엄마의 숙명이 무엇인지를 다시한번 실감했다.

  지난주 토요일이였다. 나는 력서장에 록색으로 된 토요일과 붉은색으로 된 일요일이 오면 대단히 반가왔다. 이 이틀간은 직장인들의 공휴일이니 손녀는 제 애비, 에미에게 맡겨져 이런 날에는 전부 내 혼자 지배할수 있는 스스로의 시간이 되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은 걸어서 공로대교까지 가서 송화강의 겨울풍경을 촬영하려고 아침을 먹자 밖으로 나설 차비를 하느라 기분이 둥둥 떠있는데 뽀르르 딸애한테서 전화가 왔다. 새해벽두라 단위에 일이 밀려 오늘도 출근해야 한다는것이다. 그 말인 즉 오늘도 애를 봐달라는 소리다. 그래서 네남편은 하고 되물었더니 대학교 선생인 그 사람은 요즘 무슨 론문을 쓰느라 어제밤엔 학교에서 오지도 않았다는것이다.

  “응 그래!...” 나는 하는수없어 애를 보내라고 했다. 참으로 내 시간을 또 이렇게 뭉청 잘리우지만 어쩔수가 없다. 엄마니까.

  그날 오전, 그렇게 다섯살 나는 손녀애와 마주앉아 둘이서 당시를 외우느라 여념이 없는데 나와 련계가 잦은 어느 한 광고회사에서 전화가 왔다. 방금 메일로 자료를 넘겼으니 그 자료에 따라 속히 컴퓨터로 광고설계를 해달라는 부탁이였다. 나는 그렇게 무슨 일을 해달라는 전화가 오면 단통 흥분된다. 매달 퇴직비가 나오니 그까짓 돈이야 더 벌어도 되고 안벌어도 별로 욕심없지만 퇴직했어도 아직 할일이 있고 그래서 누군가는 내 도움을 바란다는데서 그렇게 마음이 즐겁다. 그런데 이 손녀애를 어쩌는가 말이다. 마주앉아 같이 놀면 고분고분 말을 잘듣다가도 내가 컴퓨터에만 앉으면 몸에 매달려 징징거리니 컴퓨터엔 거퍼 5분도 앉아있기 어렵다. 나는 갑자기 학교에서 론문을 쓰고있다는 사위에게 잠간 애를 맡겨볼 생각을 했다. 그래서 손녀애를 테리고 택시를 타고 곧바로 사위가 있는 대학으로 갔다. 손녀애도 제 애비한테 간다고 하니 무척 좋아했다. 그런데 긴 복도를 지나 사위가 일을 보는 사무실앞에 이르던 나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 창문너머로 사위가 사무상에 두팔을 깔고 엎드려 자고 있는 모습이 안겨왔던것이다... 나는 한동안 그렇게 잠자는 사위를 멍하니 바라보다 손녀애를 데리고 그자리에서 돌아섰다. 나와 남편도 젊은 시절 저랬다. 그렇게 분발하며 드바삐 보내던 모습이 오늘은 사위와 딸애의 몸에서 재현되고 있었다.

  그날 나는 그렇게 아쉬운대로 광고설계 부탁을 거절하고 말았다.

  나는 엄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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